얼마 전에 어디 글에서 보니 퍼스트 슬램덩크는 만화를 본 사람이 봐야 한다는 글이 있었다. 스토리를 알아야 등장인물의 배경, 관계 등에 대한 이해가 높아 재밌고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게 조금 망설여졌다. 흥행한다고 하니 한번 보고 싶긴 한데 나는 만화를 본 적이 없고 농구도 잘 모르고 크게 관심도 없다.
그래도 한번 보기로 했다. 내가 가는 영화관은 야간 할인을 하고 있다. 저녁 7시 40분에 1300엔을 주고 입장. 결론은 만화를 보지 않은 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 돼 있었다. 그래서 혹시 나처럼 한번 보고 싶은데 만화를 보지 않아서, 농구를 잘 몰라서 망설이는 이가 있다면 봐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만화를 봤거나 농구에 정통한 사람이 보면 훨씬 재밌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만화를 본 사람과의 비교는 불가...)
얼마 전에 알고 보는 게 좋을까 모르고 보는 게 좋을까라는 글 <알고 보는 게 좋을까 모르고 보는 게 좋을까? (brunch.co.kr)>을 한번 쓴 적이 있는데, 요즘은 MZ세대는 미리 내용을 파악하고 드라마나 영화보는 걸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서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기 전에 파악해 두면 좋을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영화의 스토리는 매우 심플하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고교농구 전국대회 결승전 한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농구 한 게임이 진행되는 순간순간 7번 선수(미야기 료타, 송태섭)의 과거를 중심으로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훌륭한 농구선수로 성장하는지를 그려낸다. 즉 고등학교 전국대회 최종 결승전과 7번 선수의 성장기가 이 영화의 큰 틀이라고 보면 된다.
고교농구 전국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두 학교는 주인공이 속한 쇼호쿠고(북산고)와 고교농구의 최강자인 산노고(상왕고)이다. 쇼호쿠 고등학교가 절대강자 산노고에게 도전하는 이야기다. 결과는 말 안 해도 추측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과정이 다아나믹하다. 일본은 아마추어 스포츠가 상당한 발달한 나라이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고교생 전국 야구대회인 고시인 외에도 전국 고교 축구대회 등도 관심과 인가가 많다. 그래서 이런 스토리가 가능한 게 아닐까.
쇼호쿠 고등학교의 7번 선수가 농구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은 그가 초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키나와라는 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가나가와로 전학 와서 농구선수가 되는 과정에서의 역경과 문제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원래 원작에서는 그가 주인공이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가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어떻게 그런 마인드를 가질 수 있을까? 특히 그는 형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를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역시 꿈이 있고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멋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저토록 농구에 집중하게 했을까 하는 점도 생각해 보았다(만화라서?). 주인공의 경우는 형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형의 멋진 모습을 보고 그렇게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형보다 자질이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마인드도 농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소개되는 것같다.
나의 경우 스포츠에 그렇게 몰입해본 적은 없는 것같다. 다시 유년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스포츠를 하나 선택해서 목숨 걸고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이 나이에 농구나 스포츠를 시작하긴 어려우니까 브런치 글 쓰기에 좀 더 매달려볼까... 암튼 몰입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이번에 슬램덩크에 관심과 흥미를 가졌으니 만화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후기들을 살펴보니 만화에 감명을 받은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아마 죽을힘을 다해 농구에 정진하는 그들의 모습이 삶의 활력소가 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