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에서 140년간 농장을 경영해 온 데이비스 씨. 농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을 때 한 재생에너지 회사로부터 풍력발전기 설치에 대한 제안이 왔다. 하지만 공화당원이자 전 텍사스 주의원인 데이비스 씨는 거절했다. 그도 그럴 것이 텍사스 주는 클린 에너지(Clean energy) 얘기가 나오면 주민들은 싫어하는 민주당 관계자가 오는 것처럼 비판을 가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데이비스 씨는 경제를 우선했다. 이들에 의하면 1 에이커 당 평균 수익은 축산 8달러(약 1023엔), 사슴사냥 15달러에 비해 풍력은 수백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풍력발전은 농장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7기의 풍력발전기를 소유하고 있는 데이비스 씨는 개종한 것처럼 재생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의 아들 사무엘 씨는 이제 목장주들에게 풍력발전을 추천하는 단체의 대표도 맡고 있다. 데이비스 씨는 주유소를 매입해서 급유 펌프를 철거하고 전기 자동차 충전 시설로 바꿨다.
이 취재를 통해 기자는 클린에너지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됐다.
첫째, 재생에너지를 지지하기 위해서 기후변화를 믿을 필요는 없으며, 이는 기자의 상식을 바꿔 놓았다. 미국의 보수층은 아직도 기후변화나 탄소세는 정부의 과장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그린'이라는 용어도 진보가 강조한 개념으로 간주하며 싫어하고 있다. 그래서 '그린에너지' 대신 '클린에너지'를 사용하는 이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텍사스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이나 기후변화에 회의적인 목장주의 농장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둘째, 풍력발전을 추진하는 목장주들을 가장 적대시하는 이들은 같은 편인 공화당원들, 특히 재생에너지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화석 연료 생산자들이다. 석유, 가스 업계를 대표하는 로비 단체인 텍사스 주 공공 정책 재단(TPPF) 등의 조직은 풍력발전 저지를 위해 철저하게 싸우고 있다.
셋째 교훈은 실리주의이다. 미국의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공화당의원 전원이 일치단결하여 반대하였지만 텍사스 등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일부 주에서는 수용할 방침이다. 데이비스 씨도 반대하였지만 이 법안의 주요 골자인 연방세금 공제 확충으로 농산 지역의 풍력, 태양광발전의 보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아직 미국의 경우 기후변화 등의 환경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공화당이 그러한 그룹으로 소개되고 있다. 본 기사에 따르면 공화당은 현재 환경문제는 과장됐으며, 이는 '진보' 진영이 부풀린 개념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경우 정권에 따라 기후변화 정책이 달라졌다는 게 이해가 된다.
왜 재생에너지?
반면 새로운 변화의 바람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을 배려하는 것이 반드시 환경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씨의 사례도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선택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기보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로 보인다. 환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선택해야, 환경을 배려해야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 vs 경제?
재생에너지 보급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과 진정성에 대한 논쟁도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경제를 우선 하는 환경 실천으로 지속가능한 사회가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인 것이다. SDGs의 근간인 지속가능발전의 경우 오래전부터 환경/생태를 강조하는 강한 지속가능발전과 경제 발전을 우선하는 약한 지속가능발전 간의 대립이 이어져왔는데, 이러한 대립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