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처음 타보게 됐다.
지난 2월에 오송역에서 택시를 탈 일이 있었다. 어디서 타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었는데 택시가 보였다. 택시가 서있는 곳으로 가보니 긴 택시줄의 맨 끝 꼬랑지였다. 줄을 따라 100미터 정도 앞으로 걸어가니 맨 앞 택시가 보였는데 조금 특이하게 생겼다. 전기차였다. 신기했다. 전기차가 많아지는 건 알았는데 택시로도 탈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나중에 찾아보니 "2022년 등록된 택시 3대 중 1대 이상은 전기차"라는 기사가 있을 만큼 전기차 택시가 많은가 보다)
전기차에 관심은 있지만 타본 적이 없어 택시 기사님께 여쭤봤다. 전기차를 직접 몰아보니 어떤지. 결론은 대만족이었다. 슬쩍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전기차에 대한 예찬론을 멈추지 않았다. 답을 준비해 둔 수험생 같았다.
택시기사님의 말한 단점부터 말해두자. 청주에는 전기차를 제대로 고칠 수 있는 정비소가 거의 없다고 한다. 아직 고장 난 적이 없어 직접 겪어보진 못했지만 정비소가 부족한 것을 문제로 보고 있었다. 물론 전기차 회사의 공식 정비소에서는 가능할 것이라고. 그리고 겨울에는 연비가 좀 많이 든다고 한다.
최대 장점은 연료비 절감. 기사님 말씀에 의하면 연료비가 확 줄었다고 한다. "오 분의 일밖에 안 들어요"라고 했던 것 같다. 충전은 어렵지 않은지 물었다. 요즘은 충전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어렵지 않게 충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사님은 자택에서 충전을 하는데 아파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고.
그리고 다른 장점으로 부품을 교체할 일이 없다고 한다. 오일을 교체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브레이크, 벨트 등 기존의 엔진차에서 주기적으로 교체하던 많은 소모품을 거의 교체할 일이 없다고 한다. 분명 브레이크 교체주기도 짧아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좀 의외였다.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건 아니겠지? 브런치를 쓸려면 남의 이야기를 좀 더 귀담아 잘 들어야겠다)
주요 부품인 배터리도 10년 10만 킬로까지 보장을 해준다고 한다. 그러니 웬만하면 10년은 그냥 탈 수 있을 것 같다. 내 차는 10년 지났지만 아직 10만 킬로도 못 달렸다. 그리고 전기차의 안정된 승차감도 장점이라고. 그날도 거의 진동이나 소음을 못 느꼈던 것 같은데, 기사를 찾아보니 승차감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시 한번 타봐야겠다.
구입가격도 보조금이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 비싼 편이 아니라고 한다. 한 기사에 의하면 서울시의 경우 전기차 기본 보조금 600만 원이고 택시인 경우 추가 지원까지 해서 총 18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서울시는 전기차 택시 1대로 1년에 이산화탄소 약 21t을 감축할 수 있다고 보고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전기차 택시를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출처: 오토헤럴드).
택시 기사님이 대기오염이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다면 분명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대해서도 열변을 토하셨을 것이다. 이러한 전기차의 장점은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실제 전기차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분께 직접 듣고 보니 더 실감 났고 신뢰할 수 있었다.
우리 차는 아직 멀쩡(?)하지만 그래도 다음 차를 조금씩 고민해야 할 연식이다.
다음 차는 전기차?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