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달이 훨씬 지나버렸다. 서울 출장 준비로 바쁜데 1월 31일 밤 12시 가까운 시간에 지인에게 여러 사진과 함께 메신저가 왔다. 이글루를 만들었는데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이글루를 보고 가라는 메시지였다.
"한 순간만이라도 보러 오세요. 3월에는 녹아 없어져요!"
내가 한 달 이상 서울에 가있으므로 잠깐만이라도 보고 가라는 것이다.
지인이 보내온 이글루 Bar 밖에서 찍은 사진
지인이 보내준 이글루 Bar 내부 사진
2월 2일 출국이라 정신이 없었다. 업무도 마무리해야 하고, 서울 돌아갈 준비도 해야 하고. 안 가자니 미안하고, 가보자니 시간이 모자랐다. 어찌어찌 시간을 내서 이글루 Bar가 있는 산으로 향했다. 이 전날까지 눈이 엄청 내려, 서울로 가는 2월 2일 아침에 집에서 기차역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였는데 1월 31일부터 다행히 눈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글루 Bar가 있는 산으로 향하는 길
왼쪽은 이굴루 Bar가 있는 스키장. 오른 쪽은 내가 찍은 이글루 Bar
30분 정도 들렀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지막 쇼핑을 갔다. 선물도 사고 저녁도 먹고 집에 돌아가서 짐을 쌌다. 그리고 한 달 넘게 집을 비우게 되므로 청소도 좀 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하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
아오모리에서 동경으로
코로나 이전에는 아오모리에서 서울까지 직항이 있었다. 그때는 오후 2시 비행기라 12시까지 아오모리 공항으로 가면 된다. 집에서 아오모리 공항까지 30분만 하면 도착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집에서 신칸센 역으로 가서 신칸센을 타고 동경 우에노역으로 가서, 다시 열차를 갈아타고 나리타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집에서 새벽 5시 50분에 택시를 타고 나왔다. 5시 50분에 택시를 예약해 두었는데, 5시 40분부터 택시가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신아오모리 역에서 동경으로(700km). 오른쪽은 나리타 공항에서 출국장으로 가는 길
인천에서 집으로
코로나 시국에는 국경을 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으며 격리도 길어 한 달 정도를 출입국에 소비했어야 했는데, 이제는 거의 정상화 됐다. 인천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는 20분 정도밖에 안 걸린 것 같았다. 하지만 아오모리와 달리 서울은 교통 상황은 여전히 복잡했다. 목요일인데도 올림픽대로는 좀처럼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공항리무진을 타고 올림픽대로를 지나 집으로
올림픽대로를 내려도 정체가 만만치 않다
아직 직항이 없어 시간이 꽤 걸리지만 그래도 하루 만에 아오모리에서 서울 자택에 도착할 수 있다. 감사한 일이다. 아오모리와 서울은 달라도 너무 달라 하루에 두 도시를 경험하는 일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서울에 온지 벌써 한 달이 훨씬 지났다. 서울에서의 길고도 짧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내일이면 다시 아오모리로 돌아가야 한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정리해서 올리려든 이 글을 돌아가기 전날, 이제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