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어 마음껏 여행하고 싶어요 (2025. 3. 26)
서현이는 작년 가을 무렵부터 그림책에서 본 그리스 산토리니 사진에 꽂혀서 그리스에 가보고 싶다고 하곤 한다. 처음에 “엄마 이번 주말에 갈 수 있어요? “하고 물어보아서 화들짝 놀라서 비행기를 예약해야 하고 엄마랑 아빠가 미리 준비도 해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는데 이따금씩 지도를 보며 “엄마 비행기 타고 그리스로 여행 가자”해서 난감하기가 짝이 없었다. 유럽 가족 여행이 쉽지도 않을뿐더러 그리스 산토리니 라니... 그러다 최근에 산토리니 섬에 지진이 있어서 주민이 모두 대피했다는 뉴스가 나오길래 ‘그리스 산토리니에 지진이 났데’하고 알려 주었더니 “지금도 지진이 나요”하고 가끔씩 계속 물어본다.
이쯤 되니 이 만 4살짜리를 데리고 유럽, 무려 그리스를 한번 가야 하나 싶다가도 나중에 기억도 안 날 텐데 무슨 소용 인가 싶어 마음을 내려놓기도 했다.
그러다 하루는 아이에게 꽤 사실적인 해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에 가려면 비행기를 14시간도 더 타야 하고 돈이 많이 든단다. 그랬더니…“부자가 돼야 갈 수 있어요?” 했다. “그래..” (부자라야 시간도 있고 돈도 여유가 있어서 자유롭고 힘들지 않게 여행 다녀올 수 있지 그럼..) “부자 되려면 유치원에 열심히 다녀야 해요?” ”엥?? 어.. 그래 “
돈이 많고 부자가 되면 가고 싶은 곳에 비행기 타고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아이 뇌리에 박혀 버린 모양이었다.
새 학기가 되어 유치원에서 꿈이 뭔지 묻는 질문에 떡하니 ”부자”가 되고 싶다고 써 온 거였다.
하하 부자 좋지, 그럼. 좋아하는 것 하면서 풍요롭게 지낼 수 있으면 더없이 행복하겠지. 그렇게 되기를 엄마도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