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버릇, 괜찮아

나를 옥죄는 족쇄

by 휘야야 HWIYAYA

누군가 내 기분을 물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칠 때,

심지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에도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괜찮아.”

심지어 내 안이 무너져 내릴 때조차도 자동처럼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말.

나는 도대체 왜 괜찮다고 말하는 걸까?

괜찮지 않으면서도 왜 괜찮은 척 괜찮다는 말을 해왔을까?

무엇이 나를 괜찮아야만 한다고 몰아붙였을까?


돌아보면 그 말은 나를 지켜주는 갑옷이자 동시에 나를 옥죄는 족쇄였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주변 사람을 안심시키고 싶어서 괜찮다고 말했는지도 모른다.
“울면 약해 보인다”는 두려움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서,

나는 억지로 눈물을 삼키고 괜찮다고 되뇌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관계에서 상처받아도, 일터에서 지쳐도, 사람들 앞에서 늘 같은 대답을 내뱉었다.
“괜찮아요.”
그 말은 누군가의 걱정을 차단하는 방어막이 되었고, 내 마음을 가리는 가면이 되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늘 달랐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마다 내 안은 조금씩 더 가라앉았다.

마치 스스로를 속이는 작은 거짓말로 성을 쌓고, 그 안에 나를 가두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왜 계속 괜찮다고 말해야만 했을까?

아마도 ‘괜찮지 않은 나’로는 살아갈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힘들다고 말하면 민폐라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을 제일 마지막으로 밀어두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척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억지로 괜찮다고 말해도 내 마음은 결코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

“괜찮지 않아”라고 말할 용기

“조금 힘들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자유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내가 약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 진짜 나를 마주하고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믿고 싶다.

앞으로도 나는 아마 “괜찮아”라는 말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의미는 달라져야 한다.

가면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위로로

타인을 위한 말이 아니라 나를 보듬는 다정한 속삭임으로.

그렇게 내 입버릇이 더 이상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아닌

내 안을 따뜻하게 감싸는 언어가 되도록.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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