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유리잔 같다.
'유리멘탈'이라는 말처럼, 조금만 세게 부딪혀도 금이 가고
아주 작은 충격에도 깨져버린다.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는 늘 조심스러운 표정을 짓고,
혹시라도 내 속이 들킬까 봐 웃는 얼굴 뒤에 마음을 꼭 숨겨둔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애써 지키려는 마음이 더 쉽게 부서진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사소한 오해 하나에도
그동안 어렵게 다독였던 마음이 산산이 흩어진다.
나는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이 정도 일로 흔들리면 안 돼. 단단해져야지.’
하지만 마음속에는 작은 파문이 끝없이 번지고,
결국 나는 또 자신을 탓하고 미워하게 된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미운 게 아니다.
그 상처를 견디지 못하는 나 자신이 더 미운 것이다.
세상은 단단한 사람을 원한다.
쉽게 상처받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언제나 침착하게 웃는 사람.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감정을 숨기고, 상처를 감추며, 부드러움을 약점처럼 여겼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에게 맞는 걸까?'
'그렇게 변하면 내 삶이 더 행복해질까?
부드러움은 어쩌면 세상을 깊이 느낄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
작은 변화에도 마음이 움직이고, 누군가의 슬픔에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
그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감각일 것이다.
다만 그 감각이 너무 예민해서, 세상의 거친 면을 온전히 받아내다 보니
그때마다 조금씩 금이 가고, 부서질 뿐이다.
하지만 깨진 유리조각에도 빛이 스며드는 순간이 있듯,
부서진 마음에도 여전히 반짝이는 무언가가 남아 있다.
나는 여전히 쉽게 상처받는다.
누군가의 차가운 말에 하루 종일 마음이 흔들리고,
별일 아닌 일에도 가슴이 콕 하고 아파온다.
그럼에도 이제는 그런 나를 예전처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부드러움 덕분에
나는 누군가의 슬픔을 더 잘 이해하고,
내가 받은 따뜻함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부드러운 마음은 단단함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는다.
쉽게 무너지지만, 그만큼 다시 일어서는 법을 안다.
깨어질 때마다 자신을 다시 붙이고,
그 틈새로 더 많은 빛을 흡수하며 조금씩 투명해진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을 다독인다.
세상에 완벽하게 단단한 마음은 없다.
때로는 너무 부드러워서 아픈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게 나에게 맞는 방식인 것 같다.
조금은 쉽게 흔들려도 괜찮고
조금은 쉽게 망가져도 다시 빛을 품을 수 있는 사람으로.
그 부드러움이 언젠가 나를 지켜줄 것임을 믿으며.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