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어떤 결핍이 있는 걸까
외로움과 고독은 지독하게도 나를 따라다닌다.
가족이 옆에 있어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어도
내 안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마치 혼자 있는 듯한 감각이 스며든다.
그러니 밖에서는 오죽할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을수록
내가 얼마나 혼자인지를 더 선명하게 느낀 적도 있다.
내가 잘못된 걸까, 내 마음 어딘가에 큰 구멍이 난 걸까
나에겐 어떤 결핍이 있는 걸까.
그 결핍의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이 외로움이 ‘부족해서’ 생긴 감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채워주지 못해서도 아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무심해서도 아니다.
그저 내가 오래도록 스스로를 안아주지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은 달랐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떠올려도
나는 정말 지금과는 달랐다.
개그 욕심도 많았고, 왈가닥 아가씨처럼 장난이 많았던 아이였다.
별것 아닌 일에도 혼자 낄낄거리며 웃었고,
누가 웃어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즐겁게 만들 줄 알았다.
그때의 나는 외로움이 무엇인지 몰랐다.
고독의 무게도, 결핍의 그림자도
아직 내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저 오늘이 재밌으면 좋고,
내가 웃으면 세상도 함께 웃는 것 같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마음의 결이 바뀌었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마음 한켠이 시리고,
사소한 말에도 괜히 위축되는 날들이 늘어갔다.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렵고,
사람들 속에 있어도 편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언제부터 이렇게 조용히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었던 걸까.
누군가는 말했다.
결혼을 하고, 가족이란 울타리가 생기면 외롭지 않을 거라고.
북적거리게 지내면 고독하지 않을 거고,
느낄 틈도 없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알게 됐다.
외로움은 사람의 숫자로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내 안의 빈자리는
누군가 들어와야 채워지는 공간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채워지는 자리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요즘,
외로움을 억지로 떼어내려 하지 않는다.
이 감정은 잘못 붙은 그림자가 아니라,
오랫동안 내 안에 쌓여온 마음의 결과물이다.
부정하면 더 짙어지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오히려 조용히 가라앉는 감정이기도 하다.
밤이 되면,
낮에는 감추어두었던 내 마음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시간에 나는 예전보다 덜 불안해한다.
누군가보다 더 짙게 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글과 그림으로 이 마음의 결을 남기고 싶다.
말로는 다 닿지 않는 감정들을
그림 하나, 문장 한 줄에 묻혀 흘려보내고 싶다.
조용히 나를 안아주는 밤.
내가 내 곁을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어쩌면 그 시간이
내가 다시 살아가는 힘을 만들어주는
가장 은밀한 회복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고요한 밤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아주 천천히.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