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또 처절하게 버텨본다.
오늘의 내가, 그리고 내일의 내가
글의 마지막 해피엔딩처럼 흘러가면 좋겠다.
하지만 이렇게 문장을 이어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그 결말과는 한참이나 먼 곳에 서 있다.
내가 바라는 이상은
여전히 나보다 몇 걸음 앞서 달리고 있고
나는 그 뒤에서 숨이 차도록 따라가며
가끔은 발이 엉켜 넘어지기도 한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해도
생각만큼 쉽게 일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문득,
나는 아직 내 마음을 온전히 믿어줄 만큼
단단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요즘 나는 나를 이해하려는 일조차 버겁다.
사람들은 마음을 인정하면 한결 가벼워진다 하지만,
그 말은 내게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흩어져 버린다.
나는 아직 내 마음을 열어 보일 만큼 단단하지 못하고,
그 마음을 그대로 바라볼 만큼 성숙하지도 못하다.
나는 늘, 내가 그리는 이상을 따라가면
언젠가 현실도 그 그림을 받아들일 거라 믿었다.
상처받지 않는 척하고, 힘들지 않은 척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면
내 삶 또한 그 말투를 따라 평온해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꾸며놓은 이상을 조금도 배려해주지 않았다.
인생은 내가 정해둔 질서를 모르고,
세상은 내가 바라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상이 현실을 이끌어갈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믿음을 오래 붙들고 있었다.
그 믿음 덕분에 나는 나를 잃어갔다.
이 어둡고 우울한 웅덩이에서
나는 언제쯤 빠져나올 수 있을까
아무리 몸부림쳐도 물결 하나 일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그 질문에 답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숨을 쉬고 있고,
이 어둠 속에서도 나는 매일 조금씩
그림을 그리고 다음 문장을 쓰고 있다.
어쩌면 이 웅덩이의 끝 어딘가에는
나조차 모르는 작은 길 하나가
고요하게 이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웅덩이에 있지만 희망을 버리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한편으론 처절하게 버텨본다.
글/그림 휘야야
https://www.instagram.com/hwiya_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