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새봄 Nov 22. 2023

초보가 왕초보에게 우쿨렐레를 가르치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러운 실력


작년에 잠시 우쿨렐레를 배운 적이 있다. 겨우 코드만 몇 개 잡을 정도이고 튜닝도 기억이 안 나서 유투브를 보고서야 따라 할 정도이다. 이런 실력으로 사람들을 가르친다고 나섰다.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왔다. 무슨 용기인지 모르겠다. 


커뮤니티 1주년 기념행사에서 나를 포함하여 5명과 함께 축하공연을 하기로 한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코드를 급하게 다시 외우고 가장 기본적인 코드로 연주를 할 수 있는 곡 4개를 뽑아 보았다. 


그랬더니 나온 곡은 곰 세 마리와 올챙이 한 마리, 그리고 창밖을 보라와 꿈을 먹는 젊은이 이렇게 네 곡으로 추려졌다. 5 멤버 중에서 두 명을 제외하고는 악기조차 없었는데 새로 주문하고 첫 오프모임 때 가져오는 열정을 보여주셨다. 또 거기에 감동받아서 열의를 가지고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알려드렸다. 


그랬더니 코드 잡고 노래하니 잘 못해도 잘하는 것처럼 들리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연주하고 웃고 이야기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해서 또 하나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 갑니다. 


예전에는 내가 준비가 90~100이 되어야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조금만 있어도, 조금만 할 줄 알아도 무조건 하고 보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요~


어디에 내놔도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토닥토닥하는 에피소드로 남을 것을 알기에 잘 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이가 없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