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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Apr 22. 2024

내가 사는 집 그리고 동네

고마우면서도 떠나고픈 곳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우리를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빚을 안고 들어왔다가 지금은 여유로움을 주는 그런 고마운 곳이다. 들려오는 풍문에 터가 좋아서 아이가 없던 사람도 와서 쌍둥이를 낳았다는 사람들도 많고 다른 아파트 단지에 비해서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또한 사업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이곳에서 13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공부방을 지속해 왔다. 다른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줄어서 유지가 안된다고 다들 아우성인데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이들이 많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고 이곳에 와서 계획했던 일들이 잘 되어서 다른 곳에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살다가 요즘 들어 부쩍이나 살림집을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아무래도 공부방을 하다 보니 단지 내를 다닐 때마다 아는 분이 많고 멀리서부터 아는 체 하시는 분들도 많다. 일을 계속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야시장이나 장이 설 때면 제대로 다닌 적이 없다. 가는 곳마다 학부모가 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아지 산책도 제대로 못 시키고 있다. 요즘 일주일에 4~5번은 동탄에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곳으로 옮기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다. 공원도 많고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그런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익명성이 주는 자유로움도 오랫동안 맛보지 못한 것 같다. 동네를 산책하고 다닐 때, 부담 없이 다닌 적이 언제 적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너무나도 고맙게 든든히 지켜준 집이지만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가 온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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