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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Apr 25. 2024

함께하니 보이는 것들

더 오래갈 수 있다

전에는 혼자 일하는 것에 많이 익숙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팀에서 속도가 빠른 편이라 후다닥 해치우고 기다리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다. 공부방을 오픈했을 때도 그렇고 어느 순간 혼자만의 속도에 만족하고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확실히 혼자 하면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에 백배 공감한다. 하지만 그것이 올바른 길인지 아닌지 피드백받기가 어렵고 길을 잘못 가고 있을 때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확실히 멀리는 갈 수는 없지만 오래 꾸준한 면에서는 훨씬 좋은 것 같다. 


어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기획을 하고 홍보를 하고 반응을 살피는 것들 안에서 시행착오도 겪으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어떤 때에는 사람 때문에 가장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으로 인해서 치유받고 힘을 내기도 한다. 이제는 좋은 일이 생기면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 옆에 많이 있다. 옆에서 좋은 기운을 받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또 하나는 전에 없던 감사 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혼자 일할 때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거의 할 할 일이 없었다. 그냥 당연한 건 줄 알았다. 하지만 말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감사할 일이 계속 생기는 기분이 든다. 


내가 혼자 안고 가야 하는 큰 짐을 나누어 들고 가는 기분이 든다. 덕분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스티브 잡스인데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을 읽을 때마다 느낀다.  큰 성공을 이룬 것이 혼자 잘나서가 아니라 공학에 관심 있는 아버지를 만나고, 워즈니악과 인연이 되고 만들기를 좋아하는 최적의 조건에서 살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극적인 드라마처럼 이루어진 것들이 아마도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과정일 것이리라. 함께하니 좋고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와 자꾸 나를 간지럽힌다. 


웃고 있으면서 기운이 빠질 때도 있고 그러면서 즐겁기도 한 것이 요즘 내가 느끼는 심정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혼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릴 때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된 거 아닌가? 이들과 더불어 오래 함께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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