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TV를 보다가 밸런스 게임을 시작했다.
산이 좋아 바다가 좋아?
짜장이 좋아 짬뽕이 좋아?
비빔냉면이 좋아 물냉면이 좋아?
소고기가 좋아 돼지고기가 좋아?
축구가 좋아 야구가 좋아?
돈가스가 좋아 함박스테이크가 좋아?
등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하나같이 대답이 반대였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달라서 한참을 웃었다. 왜 그 답을 했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다 각자의 추억과 경험이 묻어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반대될 수가 있는 것일까? 우리 부부는 성향도 완전 반대다. 나의 MBTI가 극 E라면 남편은 극 E이다.
우리를 잘 아는 대학 동기나 선후배들은 우리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도 의아해했다. 서로 매칭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살다 보니 느낀 점은 연애 초기에는 이런 서로의 반대되는 성향이 호기심으로 이끌렸던 것 같다. 나에게 없는 무언가에 대한 끌림이 상당했다.
그 이후에는 끌림 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에게 없는 게 상대에게 있고, 상대가 없는 게 나에게 있으니 참 이런 면에서는 우리는 서로의 장점을 채워주는데 중점을 두었으니 크게 부딪힘 없이 잘 살았던 것 같다.
마지막에는 이러한 것들을 인정해 주고 상대방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나와 다름을 감사하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참 다행이다. 나와 같은 성향의 배우자를 만났더라면 부딪히다 못해서 튕겨서 내상을 엄청나게 입 입었을 것이다.
이러한 만남과 선택들이 지금에 와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유연해지고 관계가 더 단단해 지리라는 믿음이 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