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사이
요즘 디지털 아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림에 관심이 많이 갔다. 게다가 갤러리에 나의 그림까지 전시가 되니 엄청나게 관심이 높아져만 갔다. 그러다가 팀을 모으고 수업도 하게 되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시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거기에서 서서히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요즘 내가 동화책을 만들며 마음에 끌리는 화가가 있는데 스페인 여류화가인 에바 알머슨이다. 따뜻한 그림은 물로 캐릭터가 이질적이지 않고 사랑을 베이스로 하는 그림을 많이 그리는 화가이다.
이미지 생성형 AI에 에바 알머슨과 관련하여 그림을 요청하니 꽤 마음에 드는 그림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그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전시회를 찾아보니 전주에서 10월 6일까지 에바 알머슨의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다 싶어서 일요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이왕이면 함께 누군가와 가고 싶었다. 이럴 때 딱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나와 14년 동안 알고 지내온 편샘이다.
시간이 맞으면 아무런 고민 없이 "좋아요!!"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 나와 제주도 차박 여행은 물론 울릉도 차박여행을 두 번이나 동행한 편샘이다. 다른 이와 차박여행을 오랜 기간 동안 다녀본 일은 없지만 짧게라도 갔다 올라치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잠잘 때 먹을 때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개도 아니고 좋은지 싫은지까지 낯선 여행지에 가면 크게 다가오기 마련인데 편샘과 함께 하는 여행은 그럴 걱정이 전혀 없다. 함께 또는 각자 다니더라도 눈치 보이지 않고 한 사람이 바쁘면 내 할 일 하며 기다리면 그뿐이다.
먹는 것에 연연해하지도 않고 내가 다이어트 기간과 겹쳐서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혼자 먹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음식을 권하지도 않는다. 가족을 제외하고는 아니지... 어쩌면 가족보다도 더 편한 여행메이트인 셈이다.
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관계인가? 편샘 덕분에 남들은 1박을 꼬박 하고도 다 돌아보지 못할 코스를 새벽부터 질주하여 늦은 오휴가 되기 전에 집에 도착하였다.
전주 한옥마을 투어 - 에바 알머슨 전시회 관람- 전주 수목원 - 금광저수지 전망대
이렇게 네 개의 코스를 알차게 돌다가 왔다. 다시 한번 그녀의 존재에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도 여행 메이트로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그런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