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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새봄 Oct 14. 2024

놀러 와서도 새벽에 나가는 습관

지난 주말을 이용하여 커뮤니티 사람들과 함께 원주 오크밸리로 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MT를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서로 알고 지낸 사이라도 이렇게 7명이 함께 자고 먹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낯선 모습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패턴의 익숙함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의외의 일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많았던 이번 여행은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다 오기에 충분한 여행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도보 코스로 소금산의 출렁다리로 가볍게 출발했다. 뜻하지 않게 2시간 동안 빡빡하게 운동하고 온 기분으로 마무리도 해봤다. 


그래도 멋진 풍경을 원 없이 보고 와서 가슴 한 구석이 뿌듯함으로 가득 찼다. 그거면 되었다. 


놀러 가게 되면 평상시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을 또 뼈저리게 느꼈다. 다이어트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다. 그래도 평상시에 못 먹는 음식들로 미각을 깨웠으면 그거면 되었다. 


모든 것이 나의 계획과 맞지 않게 흘러갔지만 유일하게 새벽기상은 몸이 의식하고 있었나 보다. 늦게 잠을 자고 코까지 고는 상태에서도 알람소리를 듣자마자 눈이 번쩍 떠졌다. 몸은 자동 반사적으로 주섬주섬 겉옷을 찾고 있었고, 새벽안개가 피고 있는 오크밸리를 걷고 있었다. 


놀러 와서까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이유가 없기 때문에 대답을 잘할 수 없었다.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것을 어쩌랴~~ 이렇게 놀러 왔을 때는 그래도 긴장감이 없기 때문에 순간 맘 놓고 세상모르게 잘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은 여행이라 할지라도 루틴처럼 좀 더 의도를 가지고 노력한다. 알람도 맞춰놓고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자기 전에 일부러 물을 한잔 가득 마시기도 한다. 


남들이 느끼지 못하게 말이다. 

또 해냈다는 자신감으로 나의 하루가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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