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이가 들수록 꽃과 하늘에 더 관심이 갈까?

요즘 핸드폰엔 꽃, 하늘사진 가득! 내 마음대로 이유 생각해 보기

by 비나리


KakaoTalk_20251011_001358681.jpg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면 40~60대 분들의 대다수는 자연을 찍어놓은 게 많이 보인다. 주변을 걷다가 예쁜 꽃이나 귀여운 동물이 있으면 거기에 꼭 계실 때가 많다. 어릴 때는 왜 그렇게 어른들은 자연을 좋아할까? 하고 궁금했다. 서른이 조금 넘어가니 그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다.


10대나 20대의 행복은 단적이지만 강한 즐거움, 쾌락 이런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 같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과 노는 게 좋았다. 뻥 뚫린 들판 위에서 시원한 맞바람의 상쾌함을 느끼는 것이나 멍하니 파란 하늘의 구름을 보는 것보다 게임이나 술 등을 찾았다.


10대나 20대 때는 바로 가까이 있고 늘 존재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에 둔감했다. 당연함을 특별함으로 알아채는 센서가 덜 발달됐고 대신 특별함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는 센서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 큰 계기가 없는 이상 자극적인 것을 찾고 상대적으로 먼 곳에 있는 행복을 찾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들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쓸모없는 인간관계, 게임, 술 등에 시간과 돈을 쏟다 보면 현타가 찾아오고 심신과 지갑이 점차 피폐해진다. 분명 머릿속으론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것들보다 더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 분명 근처에 있고 지나가면 되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계속 스쳐가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시나브로 일종의 현타가 쌓였던 것 같다. 30대가 되니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느끼려고만 하면 언제든 느낄 수 있는 행복들이 주변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봄날에 피는 예쁜 꽃, 아름다운 나비, 싱그러운 잎사귀들. 여름에 들리는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갈매기가 하늘 속으로 날아오르는 풍경. 늦가을부터 맡게 되는 달콤한 붕어빵과 군고구마의 냄새, 형형색색 낙엽의 향연. 겨울의 차갑고 하얀 눈, 따뜻한 이불의 소중함, 왠지 내 몸 구석구석 씻어줄 것 같은 깨끗하고 차가운 공기. 무엇보다 이런 다채로운 선물들을 같이 누릴 수 있는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기적 같은 시간.


KakaoTalk_20251011_001235895.jpg


깨닫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신은 왜 인간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소중한 것을 알아차리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해놓은 걸까. 이미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한 너무나 많은 시간들이 지나갔다. 부모님의 체력은 이미 예전보다 많이 줄어드셨고, 꼭 챙겨야 할 소중한 친구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조율하는 건 점점 어려워졌다. 뚜렷하고 더 개성적이었던 사계절은 지구온난화로 점점 일부가 사라져 간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과거의 때를 후회하며 앞으로는 정말 소중한 것을 챙기고 경험하며 더 밀도 있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요즘 내 핸드폰 앨범을 보면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꽃 사진, 하늘 사진, 길가에 있는 귀여운 고양이 사진,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던 사진 등 점차 반짝이는 추억과 보물들이 늘어간다.


KakaoTalk_20251011_001054579.jpg


이제는 더 이상 나보다 더 어른들의 자연 가득한 사진을 보며 의아해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가 아니라 주변의 행복을 찾고 잘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꽃다발 같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