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의 입원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그날의 기침 소리, 마음속에 남은 아버지의 흔적

아버님께서 응급실에 내원하신 뒤,
검사에서 뇌에 흰 반점이 보인다며 뇌경색이 의심된다는 소견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다행히 MRI 촬영 결과 뇌경색은 아니라고 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제야 남편도 한숨 돌릴 수 있었고, 동시에 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는 단 한 번도 나를 호되게 꾸짖은 적이 없으셨다.
내가 크게 잘못을 안 해서일지도 모르지만,
언제나 아버지는 부드러운 얼굴로 딸의 잔소리까지도 웃으며 들어주셨다.


남편은 그런 아버지를 참 좋아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잘 들어드리고,
든든한 사위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치킨을 유난히 좋아하던 아버지를 위해
남편은 종종 치킨을 사들고 찾아뵙곤 했다.
아버지뿐 아니라 할머니도 치킨을 좋아하셨다고, 그걸 또 기억하며 웃으며 챙기는 남편이 있었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30일 오후 01_58_05.png


그런 남편이 아버지의 이상 신호를 가장 먼저 눈치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해, 생신을 맞아 온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은 뒤
근처 카페로 차를 마시러 갔을 때였다.
남편이 "아버님, 기침 소리가 좀 심상치 않아요. 정밀검사 다시 받아보셔야겠어요." 라고 말했을 때,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버지는 스스로 건강을 잘 챙기시는 분이었다.
병원도 규칙적으로 다니시고, 검사와 약 복용에도 철저하셨기에
오빠와 나는 '아버지는 늘 기침을 하시던 분이니까 괜찮을 거야.' 하고 안심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으셨다.
그때 우리가 들었던 기침은 단순한 헛기침이 아니었다.
병원에서는 폐에 작은 종양이 보인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결핵 앓은 이력 때문이라며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던 것이다.


이제 와 돌아보면 마음이 먹먹하다.
그때 남편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아버지의 신호를 더 늦게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오빠는 지금도 남편에게 고마워한다.
"아버지는 사위 덕분에 정말 행복하셨을 거야. 아버지를 가장 많이 이해해주던 사람이었으니까..."


오늘 밤, 남편에게 꼭 말해야겠다.
"아버지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사위가 되어줘서 고마워."
"아버지도 당신을 많이 사랑하셨다는 거, 나도 항상 느끼고 있었어."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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