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1년차 남편의 절친
제왕절개로 분만 후 꿰맨 부위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예민함이 극도에 달했고, 무통주사를 맞지 못하면서 심해진 허리 통증으로 지쳐있었다.
1인실로 입원 후 소진된 기력을 회복하고 있던 저녁
그 병원에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가 레지던트 1년차로 근무중이었다.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한 남편의 친구는 제왕절개로 분만하고
금식 중인 내 방에 치킨과 맥주를 사들고 남편을 찾아왔다.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다 못해... 기가 막혔다.
이미 스크럽된 수술실을 뺏긴 채로 20분 이상 과한 통증에 시달리게 한 사건으로 미운털이 박혔던 남편의 2차 시도는 평생 괴롭힘 감이라고 이를 악물고 결론 내렸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생각한 나는 고위험 산모 담당 교수님을 소개받은 걸 떠올렸고,남편의 친구에게 화를 낼 기력조차 없어서 모른척 '끙끙' 앓으며 잠을 청했다.
눈치 없는 남편은 친구의 힘든 병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치맥을 즐겼다.
남편은 종종 그 일로 내 핀잔을 들었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의사가 제왕절개하고 금식 중인 산모 병실에 치킨을 사와서 먹을 수 있어???"라고 말이다.
지금은 좋은 의사로 성공한 개원의가 되었지만
그도 그랬던 날이 있었다. 가끔 안부를 주고 받으며 내 아이의 좋은 삼촌이 되어준 그는 남편이 갑작스러운 어머님 장례 후 힘들었던 시기에
가장 큰 힘과 위로가 되어준 사람이었다. 그래서 핀잔을 멈췄는데 아버님 병실에 다녀오면서
남편이 친구 이야기를 하니 문득 그날의 냄새까지 떠올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