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상사 이야기 2

면접장에서 배운 삶의 태도

아이에게 복숭아를 깎아주면서,

"이거 엄마가 모셨던 사장님께서 보내주신 거야.

진짜 크고 좋은 최상품으로 보내주셨네. 맛있지?^^"라며 자랑을 했다.



딸아이도 언젠가 인생 최고의 상사를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 회사 면접부터 입사까지의 작은 기억들을 곧 아이에게 들려주어야겠다.

그 기억은 실무진 면접부터 시작되었다.



실무진 면접은 부장님, 차장님 그리고 나를 포함한 지원자 2명인 2:2의 면접이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질문이 "보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였다.

친정 엄마가 보험설계사로 나를 키우셨고, 언젠가 엄마의 생각을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났다.

"보험은 우산과 같아서 해가 쨍쨍할 때는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면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상품이라고..."

그날 그 답변이 떠오르며 내 생각에 맞게 정리해서 말했다.


부장님께서 "앞으로 모실 상사가 아침에 일찍 출근하시는데 빠른 출근이 가능하냐?"고 물으셨다.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유형이라 이른 출근은 문제 없습니다."
"혹시 야근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도 하셨다.
"보험업 경험이 없어서 초반에는 용어나 업무, 회사의 방향성을 익히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야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래 직장인에게 야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업무 효율을 높여 최대한 안 할 수 있게 한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야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업무를 익혀 시간을 단축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외국계 회사이다 보니 간단한 영어 질문을 하셨고,

준비했던 부분이라 크게 긴장하지 않고 내 의견을 말씀드릴 수 있었다.

그렇게 실무진 면접은 잘 봤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웠다.



며칠 후에는 나의 직속 상사셨던 CSO와의 최종 면접 전에 외국인 상무님과 간단한 영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면접이라고 하기엔 약간 캐쥬얼한 느낌의 대화였다.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상무님을 처음 뵙고 놀라 약간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무더운 날씨에 오는 데 힘들지는 않았느냐?" 등의 첫 인사 후, 상무님은 내게 "거절을 잘해?"라고 물으셨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거절을 잘 못한다."라고 말했고, 상무님은 자기가 보기에 "한국인은 유독 거절을 잘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때로는 거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삶과 일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 좋겠다."는 실질적인 팁을 주셨다.

그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고,

"나도 한국인이라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노력해보겠다"고 이야기하며 마무리했다.


한국인과의 대면 면접과는 사뭇 다른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실질적인 직장생활의 팁.

외국인 상사와 단독으로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나의 솔직한 마음을 꺼내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느낀 시간이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나는 정말 운 좋게도

인생 최고의 상사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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