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보다 뜨거운 엄마의 사랑

그리고 콩국수 한그릇

오랜만에 친정을 찾았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늘 엄마가 오시게만 했지, 내가 가본 건 몇달만이었다.

지난주 장례식장을 다녀온 후로 더 마음이 쓰였고,

바쁜 9월이 시작되기 전에 꼭 들러야겠다는 생각에 실행에 옮겼다.


새벽부터 시작된 하루

오늘 아침에는 회사가 쉬는 날인데도 업무가 많아 혼자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도시락을 챙겼다.

직접 만든 반찬은 없었지만, 도시락 통에 마음만은 가득 담았다.^^

문제는 예약해둔 기차표였다. 남편 도시락을 챙겨주기 위해 시간을 바꾸느라

밤새 몇 번이나 깨서 취소표를 확인했고 덕분에 잠을 설쳤다.

게다가 새벽에는 딸이 무섭다며 내 방으로 와 단잠을 또 깨웠다.

4시쯤 겨우 표를 구해 도시락, 아이 아침, 집 정리까지 마치고 서울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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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의 뜨끈한 샤브샤브

원주역에 도착하자마자 엄마와 샤브샤브집으로 직행했다.

엄마의 최애 메뉴는 역시 샤브샤브. 마무리로 단호박 듬뿍 넣은 죽까지 필수다.

그런데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에 뜨끈한 샤브샤브라니…

아침부터 이미 지친 몸은 사실 식사보다 단잠이 간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 이거 하나 더 먹어~" 하시며

고기를 집어주시는 엄마 덕분에 많이도 먹었다.



용기 있는 선언

식사 후 집에 가서 좀 씻고 30분간 휴식 후 복숭아 포장 미션이 이어졌다.

오빠네와 우리집에 보낼 스티로폼 박스를 두개 포장한 후, 우체국까지 함께 이동했다.

그 길에 엄마께 솔직하게 말했다.

"엄마, 저는 여름엔 이제 샤브샤브 안 먹을래요. 너무 덥고 힘들어요."

그 얘기를 오빠에게 카톡으로도 전했더니 바로 답장이 왔다.

"오마니 최애 메뉴지. 샤브샤브, 단호박죽."

"여름엔 다신 안 먹겠다고 했어."

"용기 있는 사람이군. 앞으로 용사라 부르겠음." ㅋㅋㅋㅋ


찜통 차 안에서의 깨달음

돌아오는 길, 더위의 원인을 알았다. 에어컨 방향이 전부 엄마 쪽만 향해 있었던 것!

나는 늘 뒷자리에만 타서 몰랐는데, 앞자리가 이렇게 찜통일 줄이야.

에어컨 2개 중 하나의 방향을 내 쪽으로 돌리니 그제야 살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얼마 전 오빠가 와서 대신 운전하면서 조절해둔 상태 그대로였던 것.

오빠에게 '동생 잡을뻔했다'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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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콩국수 한 그릇

집에 도착해선 엄마와 콩국수를 해먹었다.

유튜브로 요리를 배우신 엄마는 요즘 물김치에 푹 빠지셨는데,

직접 담그신 물김치와 함께 먹는 콩국수는 올여름 첫 콩국수라 더 특별했다.

내일은 엄마가 싸주신 물김치 덕분에 우리 집에서도 시원하게 콩국수를 해먹을 예정이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오늘도 엄마와 많이 웃고, 또 배부르게 먹었다.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 엄마와 함께한 오늘 덕분에 마음까지 충전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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