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를 다시 세우는 일들
여행이 끝나고 남은 것은 예상보다 깊은 피로였다.
젊어서 ‘놀아야 한다’는 말은 틀린 건 아니겠지만, 요즘의 나는 그보다 여독과 누적된 일상 피로가 더 크게 느껴진다. 찬바람이 매섭게 불어와서인지 몸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기운은 바닥 근처를 맴돈다.
아이 역시 며칠간의 여행을 뒤로하고 수행평가와 시험이 몰아치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나 너무 피곤해.”라고 말하는데, 여행에서 보던 얼굴과는 또 다른 결이 느껴진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제 속도로 움직이는 중이다.
이번주는 좀 쉬면서 미팅을 다녀온 뒤, 다시 장거리 일정을 준비하려고 하니 창밖으로 얼어붙은 길이 눈에 밟힌다. 서울에서 편도 두 시간 반 거리… 일찍 나서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몸은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아, 나도 매일 리셋되는 중이구나.’
사춘기 딸은 그제 택배 박스 문제로 아빠에게 한 소리 들은 뒤, 아빠와 대화를 끊어버렸다. 나 역시 처음엔 속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풀릴 거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 마음을 살피고, 내 마음도 다독인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중이다.
사춘기는 지나가는 바람이고, 피곤함도 결국은 지나간다.
오늘의 나를 달래며 천천히 한 걸음씩.
그래도 다시 힘을 내본다.
오늘 하루도, 우리 모두 조금씩 나아가길 바라면서.
완벽한 하루는 없지만, 매일 나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