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장, 캐리어의 주인은 따로 있다

일하러 가는 엄마와 선물을 기대하는 사춘기 딸 사이

새해 첫 출장.
오늘 아침 비행기로 부산 출장을 가기 위해 공항가는 길이다.

새해 첫 프로젝트다 보니 괜히 더 긴장되기도 하고, 동시에 기대도 된다.

딸은 내가 여행 간다고 생각하는지 선물을 사 오란다. ㅎㅎ
“일하러 가는데 선물을 어떻게 사 와?”
“그럼 오늘 저녁에 끝나고 사면 되겠네!”
“끝나면 나도 쉬어야지. 그런 거 사러 갈 에너지도 없어. 내일도 일정이 끝나면 바로 공항 직행인데 언제 사니?"

게다가 강의용 유인물이 많아서 캐리어까지 끌고 가야 한다.
이 캐리어, 돈은 내가 냈는데 주인은 딸이다.
돈 낸 사람과 소속이 다르다니…
캐리어 안 망가지게 조심해서 다녀와야 한다.^^ 딸에게 한소리 안들으려면...


새벽에 혼자 일어나 딸내미 줄 아침을 준비하고 보리차를 끓였다. 아이는 정수기 물을 싫어한다. 아이 아토피로 인해 비싼 정수기를 샀더니 자꾸 맹물 싫다며 물을 끓이게 한다.
그리고 정작 나는 물 한 컵만 마신 채 집을 나섰다.

며칠 전 읽었던 글에서,
아이의 예쁨은 다섯 살까지가 최고점을 찍고
그 이후로는 하락세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효도는 어릴 때 다 받았던 걸 기억하며
부모는 그 시절의 기억으로 평생을 산다고 했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확실히 수위가 낮아지긴 했지만,
언제 다시 상승세를 탈지 몰라
나는 항상 대비 상태다.--;


부산에서 뭘 사야 하나 고민이다.
작년 베트남 출장에서도 "엄마!!! 말린 망고 하나 안 사 왔어? 어쩜 그럴 수 있어? 와!!!"

하며 경악하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한데 ㅋㅋ
이번엔 뭘 사야겠지… 싶다가도
아마 피곤해서 꼼짝도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 어쩌지?


출장 가방 한쪽에는 일의 무게가,
다른 한쪽에는 아이의 기대가 들어 있다.
아마 이번에도 완벽한 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캐리어를 조심히 끌며 잘 다녀와야겠다.
돈은 내가 냈으니까. 주인은 따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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