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현장과 해맑은 내부고객 사이에서

오늘도 부산 출장으로 김포공항에 갔다.
요 며칠 날씨가 좋지 않아 은근히 긴장했는데, 다행히 출발은 가능했다.
물론 연결편 지연이 있었지만, 그래도 KTX보다는 짧으니 이 정도면 다닐 만하다.


공항에는 사람이 많았다.
다들 탑승을 위해 긴 대기줄에 합류해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조금 느긋하게 움직였다.
늘 몇 시간씩 미리 도착해 여유를 부리곤 했는데, 오늘은 출발 1시간 반 전쯤 도착할 것 같다.


지방에서 느껴지는 이 여유가, 문득 부럽게 느껴졌다.
부산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말에 위로 전학을 온 나에게,
이제 부산은 익숙함보다는 낯섦이 먼저 떠오르는 도시가 되었다.
작년에도 출장으로 여러 번 오갔지만, 여전히 그렇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의 얼굴과 말투, 선택의 흔적 속에서
각자의 삶의 무게를 떠올리게 되고,
나는 또 한 번 동기부여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배운다.

결국, 어떤 리더와 함께하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으니까.

삶의 현장은 여전히 치열한데,
정작 우리 집의 내부고객은 아직도 해맑다.
이 치열한 전투 같은 세상에서
이 아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괜한 걱정이 앞선다.

현장에서는 늘 내부마케팅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집으로 돌아오면, 나의 태도엔 시스템도, 원칙도 없는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조용히 질문하게 된다.


리더십은 조직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집에서 가장 먼저 시험받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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