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지금, 도쿄에서

엄마는 회사를 그만두고
너와의 첫 해외여행으로 도쿄를 선택했어.


둘만 가기엔 조금 겁이 나서
너보다 두 살 많은 언니를 키우는 친한 언니 모녀와 함께 갔지.


그때는 대한항공을 타고
이번처럼 김포에서 하네다로 들어왔고,
디즈니랜드 안에 있는 호텔에 머물렀어.


호텔 안에는 키즈 카페 같은 공간이 있었고,
인형을 들고 대욕장에도 갔었지.
그런데 인형이 탕에 빠지는 바람에
그걸 주우려고 얼굴을 물에 넣다가
네가 물에 살짝 빠졌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
엄마가 바로 앞에 있어도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보고
너만큼이나 엄마도 놀랐던 날이었어.


다음 날 아침 일찍 든든하게 조식을 먹고, 우리는 디즈니랜드에 갔어.


할로윈 즈음이라
코스튬을 입은 친구들이 정말 많았지.
디즈니 등장인물은
거의 다 만났던 것 같아.


다양한 공주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던

너를 위해 엄마는
보이는 모든 공주에게

사진을 같이 찍어달라고 부탁했어.

지금 돌아보니 그 시간이
너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이었을 것 같아.

빨간 미니마우스 원피스를 사서 입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때의 네 모습이 아직도 선명해.


그리고 이번에 다시 도쿄에 와서는
전혀 다른 너를 보게 됐어.
긴장돼서였을까, 기대가 커서였을까.
두 시간밖에 못 잔 너는
종일 15,000보가 넘게 걸으면서도
하루를 끝까지 함께해줬지.


신발이 편하지 않았을 텐데도
버텨줘서 고마웠고,
하루를 마치며
“오늘 짜증 내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
“그래도 고마워.”
라고 말해준 너 덕분에
엄마는 피곤하긴 했지만 정말 뿌듯한 하루였어.


많이 자란 너와 보내는 하루가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돼.


고맙다, 딸~~ 남은 시간도 잘 보내고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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