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카 쓰고 짜증까지?

그래도 딸이니까

[오늘의 배틀]

"엄마카드 돌려주기 전에 옷 한 벌만!"
"이미 이번 주 용돈도 줬는데…"
"시험 기간 동안 밥값, 스카, 간식비 다 엄마카드로 결제했잖아!"
"OO이랑 사진 찍어야 하니까 옷이 필요해!"
"최근에도 옷 사줬는데..."
"시험 끝났잖아. 기념이야!"

…할 말 없어진 나, 결국 조건부 승인.
"0만원 넘지 않기!"


카드 쓴 문자가 도착한 직후 전화가 왔다.
"엄마, 4,900원 더 썼어. 이 정도는 이해해줄거지?"
"그럼 약속 안 지킨 거네?"
"그래서 혹시 환불하자고 할까봐 영수증 안 받았지롱."
"(웃음) 네가 잘 모르는 게 있는데, 카드사 영수증으로도 환불 가능하단다."
"…뭐라고?!"

(동공지진 난 딸 얼굴이 떠오른다 ㅋㅋ)




[엄마의 속마음]

엄마 카드 들고 나가서 쓰고 올 때는 기분이 좋더니...
들어와서 피곤하다고 좀 자고 일어나서는 또 짜증을 부리는 널 보니...
참... 이렇게 해주는 게 정말 맞는 건지 다시 고민하게 되었단다.

좀 자고 일어나서 잠이 안 온다며 새벽 2-3시쯤 내 방에 들어온 너는 옆에서 쿨쿨 잘 자더라...
또 나만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들었지...
나도 숙면이 필요한데... 잠자는 건 서로 알아서 해보자 제발!




[내 마음 정리]

엄카 들고 나갈 땐 세상 나이스한 딸. 돌아오면 잠투정에 짜증까지.
그래도 돌아보면, 나도 그런 사람이었겠지.
남에게는 친절하고 가족에게는 까칠한 엄마였던 나.
누굴 탓하랴, 결국 내 탓이지.

오늘도 반성한다.
내일은 조금 더 괜찮은 내가 되기를 바라며, '헤르만 헤세의 인생의 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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