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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n 08. 2016

미쳐서 사는 것

몰입이 주는 행복

지금까지 지구여행에서 가장 몰입했던 시간이라면 고3 시절과 대학교 동아리 활동 시절, 노량진에서의 수험생활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힘들고 지쳐도 몰입해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에 묘한 쾌감을 느꼈고 성취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달려들었습니다.

그런 시간을 거쳐 직업을 가졌습니다. 아직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들이 보기에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안정적으로 출근과 퇴근과 휴일을 반복하는 저에게는 이따금씩 매너리즘이 찾아옵니다. 

특별히 저한테만 찾아오는 그런 매너리즘은 아니겠습니다만 아직 깊이가 부족한 저에게는 그 시간이 조금 힘들게 다가옵니다. 



그런 느낌이 들 때면 그날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재밌는 예능프로그램을 하나 틀어놓고 침대에 멍하니 누워있다가 잠이 들거나 호수공원에 가서 숨이 찰 정도로 뛰다가 돌아옵니다. 

그러면 대부분 다음날 다시 활력을 찾게 되죠.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쳐서 몰입하는 일을 찾자!




헬스, 복싱, 켈리그라피, 낚시 같은 것들.

보통의 사람들이 취미로 즐기는 것들을  시도해봤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미칠 정도의 그런 재미를 주지 못했습니다.


헬스를 하러 갈 때는 좋아하지 않는 것을 돈을 내가면서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하루 이틀 안 가다 보니 한 달이 됐습니다.

'아 헬스는 나한테 맞지 않는구나 재미가 없다'



'그러면 운동도 되고 재미도 있을법한 복싱을 다녀야겠다'

그렇게 복싱장에 등록을 했습니다. 복싱은 상당히 매력적인 스포츠였지만 일과가 힘든 날에 복싱장에 가려니 너무 귀찮아졌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하는 저를 보면서 

'그냥 내가 별로 안 가고 싶구나. 미칠 정도로 좋아하진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에 의지를 가지고 덤벼들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정부터 결과까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많이 애를 썼습니다.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후로 피씨방에서 밤새 게임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럽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미칠 수 있는 대상을 갖고 있다는 면이 부럽습니다.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힙합에 미쳐있는 저 래퍼들을 부러워했습니다.


작은 병 안에 핀셋으로 배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태까지는 그 미쳐서 하는 것에 가장 가까운 일이 글쓰기입니다.


매일매일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는 그 과정이 저를 대충대충 살지 않게 만듭니다.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일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게 되고 어떤 말을 뱉을 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합니다. 

왜냐면 방금 전 나누었던 대화를 집에 돌아와 글로 쓸 수 도 있으니까요. 

정말 부족한 실력이지만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서 이 책 저책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다 보니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좀 더 나에 대해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찾지는 못했습니다. 내가 쓰면서 내가 행복한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면 더 좋겠습니다. 이전에는 수필을 쓰고 싶었고 요즘은 소설을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지금은 글쓰기가 좋아서 몰입을 하고 있지만 언제 다른 것이 하고 싶어 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지구여행은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그것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돈, 용기를 가지고 있는 그런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쉬는 중입니다.


이런 생각의 흐름을 가지고 살다 보니 저와 같은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됐습니다. 

'나는 뭐에 미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계속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미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런 것들 하나하나 해 보다 보면 나한테 맞는 그런 일 하나쯤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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