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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n 27. 2016

자존감을 지키는 나만의 방법

깊이 있는 사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몇 번 접해보지 않아도 '깊이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몇몇 보입니다.

타인이나 주변 환경 등  외부요인이 변해도 그 충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 잔잔함을 유지하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상당한 존경심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도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깊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처음으로 노력한 것이 자존감을 높이는 것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험생활을 마치고 막 경찰이 되었을 때 저는 상당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흉악한 범죄자를 잡아서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그런 사회정의 실현에 힘쓰는 멋있는 경찰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내 자존감을 위협하는 환경에 많이 노출되면서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음주단속을 열심히 하고 있는 와중에 대뜸 반말을 하면서 '이런 거 해서 뭐하냐 인마'라고 하는 지나가는 취객,

교통단속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세금이 부족한가 봐?'라고 말하는 범칙자,

봐주지 않았다고 해서 악성민원을 넣는 민원인.


이런 환경에서 제가 처음에 했던 기대는 점차 풀이 죽었습니다.

'내가 믿는 정의라는 것은 나만의 정의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뭘 잘못했길래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모욕을 당하는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경험이 많으신 선배 경찰관들은 이런 일을 당하면 대게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그냥 하던 일을 계속하시는 분,

그리고 같이 성을 내거나 일이 끝나고 난 뒤 하소연하시는 분.


제가 보기에는 전자가 조금 더 깊이 있는 사람에 가까워 보입니다. 외부환경이야 어찌 되었든 간에 나는 내가 공부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법 체계에 어긋나지 않게 일을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외부요인에 내 기분이 좌지우지되기에는 나 자신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물론 한순간의 깨달음으로 외부요인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내 자존감을 위협하는 외부요인은 생각보다 꾀 강력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침착하게 자기 친화적으로 저를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이뤄냈던 성공적인 장면들, 소소하지만 내가 느꼈던 그때 그 성공의 느낌들, 예를 들면 한 달에 10kg을 뺐던 일이나, 큰 시험을 잘 치러냈던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내 존재감을 나에게 다시 상기시킵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과 응원을 주고받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조그마한 성공이라도 뭔가를 이뤄내는 작업들이 병행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조그마한 성공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더 큰 성공이 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묘한 몰입감과 함께 성취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노력들을 해왔고 여기까지 온 나인데 이런 사람들이 나를 위협하게 놔둘 수 는 없다.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그리고 나를 위협했던 그 외부요인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고 노력합니다.


살면서 수 없이 많은 외부환경들이 우리들 자신을 위협해 올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나면 자신이 너무 황폐해지지 않을까요?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외부환경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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