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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l 01. 2016

음주단속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

선선한 여름밤

낮에 있었던 살을 녹여내는 그 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이 

해가 지고

기분 좋은 약간의 바람이 불어올 때면

편의점 앞에 맥주캔을 놓고

치열했던 삶을 한 템포 늦춰갑니다.


테라스가 딸린 호프집에서 치맥을 먹는다면

나도 모르게 예전의 그 유행가를 불러보고 싶어 지는

그런 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음주운전도 많이 하고

음주단속도 많이 합니다.


음주단속을 나가게 되면

내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만났던 일이 있었나?

할 정도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마치 팬사인회를 하는 기분이 이런 거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팬보다는 안티가 더 많아요)

나는 그 자리에 가만있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나쳐서 제 갈길을 갑니다.


왔다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주감지를 처음 해보는 분

"후!!!!!!!!!!!!!!!!!!"하고 넘치는 입김을 불어넣으시는 분

"하~" 하셔서 "후!!"하시라고 알려 드려도 "하~" 하시는 분

음주단속을 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계신 분

차를 멈추지 않고 후! 불고 가시는 성격 급하신 분


슬픈 일이 있어 보이는 분

얼굴에 몇십 년의 피로를 간직하고 있는 어느 가정의 가장

아들이 경찰인 인상 좋은 아주머니




10초 정도의 짧은 첫인상만 남기고 가는 

그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자.

웃으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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