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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05. 2016

살아갈 것이냐 사라질 것이냐

애매한 시간

저는 오후 2시 반에 출근을 하고 새벽 2시 반에 퇴근을 합니다.

집에 와서 씻고 누우면 새벽 3시가 훌쩍 넘어 버립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10시 반쯤에 눈을 뜹니다.

그러면 조금 있다가 2시쯤 출근을 해야 하죠.


야간도 아니고 주간도 아닌 근무.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까지 애매하게 있는 3시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게

상당히 제약되어 있습니다.


친구를 만나기엔 그 친구들이 다 회사나 학교를 가 있는 시간이고

운동을 하기엔 운동하고 씻고 밥 먹으면 바로 다시 출근을 해서 체력적으로 힘이 듭니다.

그 시간 안에 밥을 먹고 씻고 책을 읽다 보면 금방 출근해야 되는 시간이 엄습해옵니다.


정말 정말 애매한 시간


애매한 시간을 애매하게 보내다 보니

일상이 애매해져 버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얼 할까 생각하다 보면 시간이 또 지나있고

밥을 먹고 씻고 책을 읽으려고 하면 미뤄둔 빨래가 보이고 집은 왜 이렇게 더러운지,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르다 보면 출근할 시간이 되어버리고

그냥 집에서 영화 한 편 볼라치면 잠이 쏟아져 다시 잠들고..


이렇게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정해진 루틴 없이 주중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번쩍 정신이 들었습니다.

제가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것 중 1순위가 

'내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내가 이리저리 되는대로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오래전에 했던 결심에 나를 다시 일으킵니다.


아... 시간이 애매해....

핑계를 대면서 보내기엔 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라면 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부터 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한결 같이 열심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내가 선택한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치이지 않고 내 시간을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보내다 보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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