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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11. 2016

#오버워치#익명성#진지#

진지한 경향을 가진 사람의 오버 워치 후기

어렸을 적부터 게임에 재능이 없다.

FPS게임을 하다 보면 친구들한테 욕을 먹고,

바람의 나라를 하다가 사기를 곧잘 당했고,

철권을 하면 얻어맞는 게 다반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에 별 흥미를 못 느꼈다.

엄청나게 열중하면서 했던 게임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친구들과 우연히 갔던 피시방에서 오버워치를 만났다.


FPS기반이긴 하지만 총을 쏘는데 재능이 없어도 되는 캐릭터도 몇 가지 있어서

내가 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처음 오버워치를 할 때에는

어느새 6시간이 지나있었고 피시방 비용만 만원이 나왔다.


집에 돌아와서도 오버워치속 캐릭터가 빙빙 돌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컴퓨터는 오버워치를 하기에는 사양이 너무 낮았다.

어차피 바꿔야 할 컴퓨터였지만 오버워치 덕분에 시기가 앞 당겨졌다.


좋아하는 것이 생긴 다는 건 정말 좋은 현상이다.

재미있는 취미가 생겼다.

더운데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중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취미를 또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워낙 게임에 재능이 없던 나는

열심히 해서 레벨은 높지만 실력은 떨어지는 유저다.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게임이다 보니 내가 못해서 우리 팀이 지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그러자...

우리 팀 중 한 명이 내 어머니의 안부를 물었다.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모르는 쌩판 본 적 없는 모니터 건너의 사람이

부모님 욕을 하면서 못한다고 놀려댔다.



원래 나 자신이 좀 진지한 사람이다.

진지 충이란 소릴 들으면 기분이 나쁘다.

왜 사람한테 벌레충(蟲) 자를 써대는 걸까 생각했다.


나를 욕하는 사람들에게

처음엔 나도 점잖게 대꾸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점잖은 대꾸는 더욱더 놀림거리가 되곤 했다.


익명성을 등에 엎고 너무나 쉽게 욕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에서

그 피해자가 내가 되었을 때는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다.



너무나 쉽게 다른 사람 욕을 한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의 해결책으로 '무시'라는 것을 내놓았고

그냥 대꾸를 하지 않는다. 


나에게 욕을 해대는 사람들에게 사이버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무시하는 게 나한테 더 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즐기려고 하는 게임에 너무 진지하게 임하는 내가 너무 무거운 것인지.

익명성을 등에 엎고 다른 사람 욕을 해대는 그 사람들이 너무 가벼운 것인지.


혹시 같은 게임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못한다고 욕은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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