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을 하면서
여행을 떠나기 전 그곳에서 벌어질 일들을 예상해본다.
그 예상들은 빗나가고 비가 온다.
휘청인다. 그렇지만 바다는 여전히 옥색이다.
비 오면 오는 대로 그대로의 모습도 좋다.
비 오는 바닷가에서 미래의 나를 상상한다.
내가 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는 이유에 대한 답들을 다시 상기시킨다.
먼 미래에 내가 상상했던 꿈들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그 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구상한다.
행복하다.
사실 행복이란 게 별거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넓은 세계 속에 나는 얼마나 좁은 곳만 보고 사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들어도 좋다.
내일이 되면 그 좁디좁은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래도 좋다. 이유를 달지 않아도 될 만큼 좋다.
예상이 얼마나 불필요한지.
상상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구상은 상상이 현실이 되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인지.
행복, 그 이상 뭐가 필요한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