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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pr 11. 2017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꿀 TIP

우리나라는 감정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정말 심합니다. 저 또한 감정 노동자입니다.

최근 들어 붉어지고 있는 너무나 큰 사회적인 문제인 甲질의 피해자가 대부분 감정 노동자입니다.

백화점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따귀를 맞아야 하고, 비행기에선 술 취한 젊은 부자 놈이 침을 뱉어 대는 것을 받아내야 합니다.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그 직업이 불법적이지 않다면 그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비하받아서는 안되지만 사실 그런 일이 너무나 자주 일어납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거창한 글이 아니라 일단은 감정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소소한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정상적인 상대방이 아니라 갑질을 일삼는, 내 감정 따위는 생각지 않는 상대방에 대한 글입니다.


1. 상대방과 나를 구분 짓기

우리에게 찾아오는 소위 '손님'이란 사람은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의 기준이 있기에 우리가 그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우리처럼 정상적으로 생각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돈벌이 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사람 왜 저러는 거야?'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만 줄 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2. 정확한 매뉴얼 숙지하기

우리가 모를 때는 험한 일을 당해도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가 없습니다. 정확한 매뉴얼대로 했다면 나중에 할 말이 생깁니다. 저도 경찰관으로서 교통스티커를 발부했다가 민원을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아줌마는 불법유턴을 보란 듯이 경찰차 앞에서 해놓고 봐주지 않자, 민원을 냈습니다. 내용은 '봐주지 않는다'였습니다. 이런 민원은 받아들여지기 힘들고 봐주지 않는다는 이유로는 저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스티커를 발부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땅콩을 까서 줘야 하는지 그냥 줘야 하는지 같은 것들 말입니다. 만약 그들 앞에서 우리가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들은 우리의 빈틈을 파고들어 '이때다!'하고 갑질 횡포를 놓을 겁니다.


3. 일은 일이고 나는 나다.

직장에서 험한 일을 당해서 감정이 많이 상했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내가 왜 이러고 살까?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지?라는 자기 비하적인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직장에서 많이 감정이 상했을 때는 빨리 잊어야 합니다. 일부로라도 일과 나를 구분지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되도록 우리는 퇴근과 동시에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잊는 것이 좋습니다. 나에게 갑질을 한 그들은 내 생각 따위는 안 한채 배를 두드리면 누워서 티브이를 보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도 일과 나를 구분시켜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승리는 아니어도 무승부까지는 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탈출구 만들기

위와 같은 방법을 써도 스트레스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그럴 때는 자기 자신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만약 자신이 술을 마시면 신세한탄하는 스타일이 아닌 신이 나는 스타일이라면 술을 마시는 것도 나름 괜찮은 방법입니다. 청소를 해도 좋고 퍼즐을 맞춰도 좋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이라는 말입니다. 보편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우리 몸의 긍정적인 호르몬이 방출된다고 합니다. 러닝머신 위를 달려도 좋고, 자전거를 타도 좋습니다. 운동 후에는 안 좋은 생각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휴식을 취하더라도 긍정적인 상태에서 휴식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져와서 휴식을 하는 것은 더 독이 됩니다. 그러니 해소하고 쉬시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감정 노동자들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직업엔 귀천이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직업만으로 남을 판단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엔 너무나 멀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남에게 받는 상처를 그대로 다 받아들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엔 우리는 너무나 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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