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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19. 2017

어차피 인생은 셀프다 2.

셀프 노출 콘크리트 벽면 만들기

지난번에는 27년 된 빌라를 혼자서 철거하는 과정을 올렸었어요.

오늘은 노출 콘크리트 벽면 만들기를 어떻게 하는지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이 노출 콘크리트가 너무나 하고 싶었어요. 

노출 콘크리트 효과를 내는 벽지도 나왔는데 사실 그건 조금 진짜 '효과'라서 성에 안차더라고요. 

그래서 카페나 상업공간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 벽면을 하기로 했습니다.


대략적인 공사 과정은


철거>>벽면 정리>>벽(작은 공간에서 큰 공간으로)>>천장>>조명>>바닥>>싱크대>>가구 배치


순으로 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큰 공간으로 가는 이유는 하면서 자신의 실력이 늘기 때문이에요.

페인트칠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요령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한 공간과 나중에 한 공간을 비교하면 차이가 조금 날 수밖에 없어요. 우리 같이 처음 해보는 사람들은 그 차이가 크더라고요.


애증의 이 27년 된 빌라는 주방, 작은방, 큰방, 화장실, 창고로 이뤄져 있어요.

제 계획은 작은 방은 자는 공간으로만 쓸 거예요. 

야간근무를 하고 와서 낮에 자는 날이 많기 때문에 침실은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으로만 만들려고 했어요.

대신 큰방에 컴퓨터실, 독서실, 드레스룸까지 모든 걸 때려박을 작정입니다.


저는 빈티지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광장시장에서 찾아낸 예쁜 구제 옷이나 아무렇게나 걸어 놓은 옷, 노출 콘크리트로 된 카페 같은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처음부터 노출 콘크리트만을 생각하며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내 방이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있으면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노출 콘크리트 효과는 스타코 빈티지라는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겁니다. 벽지 위에 그냥 발라도 되고 벽지를 다 떼어내고 발라도 됩니다.

그런데 스타코 빈티지 작업을 하기 전에 벽면에 핸디코트를 칠해줘야 합니다.(이 부분은 해줘야 된다, 안 해줘도 된다는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열정이 넘치는 초반에 했기 때문에 핸디코트(일명 '빠데')를 전 벽면에 칠해줬습니다. 핸디코트는 찱흙 같은 질감으로 많은 부분에서 사용되는 건데 곰팡이 방지, 보온 등 효과도 있고 그 자체만으로도 빈티지 효과를 내는 제품이에요. 가격도 상당히 저렴합니다.

핸디코트를 바르기 전 모습

모든 벽면에 핸디코트 칠을 해줬습니다. 저는 핸디코트가 다 마르고 1번 더 꼼꼼하게 칠해줬는데 스타코 빈티지를 바르실 생각이라면 한 번만 칠해줘도 될 것 같아요.

큰 방은 핸디코트 위에 스타코 빈티지로 작업하고 주방은 핸디코트만으로 작업했어요.


큰방에 핸디코트만 바른 사진이 없네요.... 셀프 리모델링의 큰 단점은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거죠...
아무튼 핸디코트를 전면에 바르고 이제 스타코 빈티지를 칠하기 시작합니다.

흰부분은 핸디코트, 핸디코트위에 스타코 빈티지를 덧입힙니다.

처음에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넓게 펴 바른다는 느낌으로 발라 줍니다. 2번 바를 때에는 안 발린 부분을 위주로 꼼꼼하게 발라 줍니다. 사실 마스킹 테이프를 하고 바르는 게 더 빨라요. 저때까지는 마스킹 테이프의 중요성을 몰랐어요... 반성하고 이다음부터는 마스킹 테이프를 열심히 발랐습니다.

벽3면에 빈티지스타코를 전부 다 바른 모습

사실 셀프 리모델링 중에서 제일 힘든 작업이 핸디코트 작업하고 빈티지 스타코 작업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핸디코트 점성이 강해서 벽에 펴 바르기 쉽지 않아요. 그래도 혼자 해야죠. 어차피 인생은 셀프니까.


스타코 빈티지를 1번 바르고 6시간 정도 환기가 잘 되게 해주면 대부분 말라요. 그 위에 2번째 칠해주시면 됩니다.

스타코 빈티지 작업을 다 하셨으면 수성 광택제를 칠해주시는 게 좋아요. 저는 광이 나는 제품으로 칠해줬습니다. 페인트 가게에 가서 '수성 광택제 유광 주세요' 하시면 줄 겁니다. 이 수성 광택제는 물을 조금만 타서 쓰시고 2번 정도 칠했습니다.

수성광택제유광을 바른 모습, 처음에 바르면 이상하지만 마르면서 투명해지고 광택이 난다.

셀프 리모델링하시려면 친절한 페인트 가게 정도는 한 군데 알아놓으시는 게 좋아요. 저는 근처에 페인트 가게가 있어서 자주 갔더니 젊은 사람이 용하다면서 이것저것 서비스 많이 주시더라고요. 인터넷보다 더 싼 경우도 있어요. 저 빈티지 스타코 20kg짜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63,000원 정도이더라고요.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2통 구입했고 1.5통 정도 썼습니다.


2번의 핸디코트칠, 2번의 빈티지 스타코 작업, 2번의 수성 광택제 작업을 통해 노출 콘크리트 효과를 내는 벽면을 만들었습니다. 도배를 하면 제단하고 붙이면 그만인데 스타코 작업은 정말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작업인 것 같아요. 그만큼 만족도가 높아요!!

광이나는 벽면

노출 콘크리트 재질은 페인트칠이나 도배로는 낼 수 없는 멋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벽면으로 이루어진 방을 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내가 해냈다는 자신감, 내가 한 것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집에 대한 애착이 남다릅니다.

오래된 빌라지만 내가 만든 이 공간은 저를 제대로 살게 해주는 것 같아요.

어렵지 않다고 말은 못 하겠으나 노출 콘크리트 효과를 원하시는 분들은 빈티지 스타코 작업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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