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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17. 2017

어차피 인생은 셀프다.

27년 된 빌라, 셀프 리모델링의 시작, 철거하기

집을 구하러 다닐 때부터 셀프 리모델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돈이 많이 드는 새시나 화장실 공사를 안 해도 되는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30년이 다돼가는 빌라입니다.

전 주인이 화장실과 새시, 단열재 시공을 해놓은 집입니다.

그래서 리모델링할 때 비용을 조금은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됐지만 리모델링을 한번은 한집

그래도 없으면 섭섭한 곰팡이도 있고 촌스러운 벽지와 문 색깔이 있는 평범한 오래된 집이었습니다.

집을 계약하고 돌아와서부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겉보기엔 깔끔하지만 도배는 3겹으로 되어있고 군데군데 곰팡이가 핀 처음상태

사실 가구가 있을 때는 몰랐던 곰팡이 친구들 때문에 당황했어요... 도배지 위에 그냥 페인트칠을 하려고 생각했는데 곰팡이가 핀 벽지를 뜯어내다 보니 방하나의 벽지를 다 뜯었습니다.

만약에 셀프 리모델링을 시작했는데 곰팡이를 만나게 된다면 먼저 곰팡이 원인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누수로 인한 곰팡이는 그냥 곰팡이만 제거하고 도배나 페인트칠을 하게 되면 눈 가리고 아웅 하시는 거예요.

다행스럽게도 이 집은 전에 살던 사람들이 환기를 오질 나게 안 시켜서 생긴 곰팡이였기에 벽지를 뜯어내고 곰팡이 제거제를 인터넷에서 구입해서 뿌리는 걸로 제거했습니다. 벽지를 뜯어보다 보니 계속 덧방을 했는지 벽지가 3겹 4 겹 되어있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벽지를 뜯어 냈지만 곰팡이 때문에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몰랐습니다. 내가 얼마나 힘든 일을 겁 없이 시작했던 것인지.


일단 철거를 하려면 튼튼한 칼이 있어야 돼요. 칼로 안되면 헤라로 여러 가지 연장을 써가면서 철거를 했습니다.

페인트칠을 할 때 벽면이 평평하지 않으면 보기가 이쁘지 않다고 해서 최대한 단차를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곰팡이 친구들


다 제거한 벽지와 장판은 밖에 내놓으면 금방 누군가 가져갑니다. 아마도 고물상에서 수집(?)하는 것 같아요.

벽지를 제거하면 이전에 못이 박혀있던 자국들이 보입니다. 이거를 크랙 필러(일명 빠데)로 막아줘야 평평한 벽면이 됩니다.

이렇게 해라에 필러를 묻혀 구멍을 막아주면 됩니다. 최대한 깔끔한 벽을 만들어야 페인트칠을 하든 도배를 하든 깔끔하게 나옵니다. 저는 그게 잘 안됐어요. 생각보다 벽지가 깔끔하게 안 뜯어지거든요.

도배, 장판, 싱크대 상 부장을 철거하니 막막했습니다. 좁아 보이던 집이 왜 이렇게 넓어 보이던지... 여기서 살 수 있긴 한 건지.... 그래도 혼자 하기로 했으니까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야겠죠??


철거 과정에서 제일 후회했던 것은 장판을 일찍 드러낸 일입니다. 저는 벽면에 페인트칠, 핸디코트질, 빈티지스타코질을 해야 해서 벽을 바르다 보면 찰흙 같은 덩어리들이 뚝뚝 떨어지거든요...

벽에 떨어진 저 덩어리들....

그냥 어차피 버릴 장판을 깔고 벽 작업을 했으면 깔끔하게 장판만 드러냈으면 됬었는데.... 저 덩어리들이 말라서 엄청 떨어지지 않아서 저 덩어리들 떼어내느라 하루를 다 보냈어요.... 철거할 때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일까 미리 생각하고 하시기 바라요. 저는 초반에 너무 열정만 앞서서 생각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철거를 하면서 느꼈던 어려움 중에 최고는 '혼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싫더라고요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어차피 인생은 셀프니까요!!

철거 후엔 벽면을 공사했어요. 재료가 얼마나 들지 대략적으로 치수를 재서 평면도를 2분 만에 만들어 봤습니다. 벽공사 하는 과정은 다음에 적도록 할게요.


엄청 대충 그려본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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