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이나 아동이 길을 잃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인트라넷에 인상착의를 기재한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빠르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치매노인분의 인상착의를 등록하는데 몇 가지 항목으로만 등록할 수 있게 해놓은 게 눈에 거슬렸다.
이 시스템을 만들 개발자는 사람의 머리스타일을
10여 가지 정도로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등록하게 해놓았다.
긴 머리, 짧은 머리, 파마머리, 상고머리.... 등등
이 안에 들어가지 않는 헤어스타일은 어떡해야 될까?
우리는 유형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착착 정리되는 것을 좋아한다.
A형, B형, 우유부단한 스타일, 남자다운 스타일
그런데 그 안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굉장히 많은 틀을 만들어 놓는다고 해도 그 안에 다 넣지 못하는 것은 생기기 마련이다.
수많은 매뉴얼을 만들어 놨다고 해도 예외는 항상 있다.
이 틀에 익숙해지다 보면 항상 나오는 예외에 부딪혔을 때 당황하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틀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봤다.
그냥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든 틀에 사람들을 구겨 넣다가
그 틀에 갇혀 버리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