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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Oct 31. 2017

우리의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

얼마 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때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던 게스트하우스 스텝분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이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메시지로 보내면서 이곳은 처음 와봤다며 좋아했다.


"이 카페는 처음 와보는데 옥색 바다가 다 보여요"

"이 오름은 처음 와보는데 엄청 신기하게 생겼어요"


그냥 일하다 보면 대뜸 이런 문자가 온다.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일이다. 이런 관계는 처음 맺어본다.

수영강사였다는 그녀는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제주도에 내려와서 게스트하우스 스텝일을 한다고 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겨워져서요..."

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오늘도 순찰차에 앉아 있는데 문자메시지가 왔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네요, 이 갤러리는 처음 와보는데 엄청 좋아요!"


그걸 읽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곳에서 매일 겪던 일을 겪는데 제주도에 있는 이 사람은

매일 새로운 장소에 가는구나...'


내가 어렸을 때는 시간을 한밤, 두밤, 세밤, 이렇게 셌다.

그런데 그 한밤 한밤이 굉장히 더디게 흘렀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데

시간은 도무지 가질 않았다.

매일매일을 호기심을 가지고 살아가던 나이였기 때문이다.


반면에 요즘의 나는

주간 근무, 야간근무, 비번, 휴무,... 또 주간 근무에

매일 만나는 사람과 매일 같은 업무를 하다 보면 어제 뭐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도 있다.


뭐 그게 안정적이라면 안정적일 수 있다.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데다가 연금과 호봉도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 시간이 엄청 빨리 간다.

벌써 3년 차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다 보니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비슷비슷하다.

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어 다른 취미를 시작했다.


매일매일이 신기한 하루를 보내긴 힘들어도

새로운 활력소를 자신한테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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