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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Nov 27. 2018

아틀란티스 소년

나는 내가 아직도 특별하다.




나는 내가 타인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믿고 있다.

어릴 적에 '나는 어차피 부자가 되어 돈을 펑펑 쓰고 다닐 사람이야'라던지,

'가족들에 비해 나만 키가 너무 큰데.... 혹시...'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이런 생각은 딱히 누구와 나누기 힘든 것이 특징이라 나만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버리면 무언가 손해를 볼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인생에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이런 생각은 거의 종교처럼 나를 붙잡았다.

'될 놈은 된다. 그 될 놈이 나다.'라는 생각을 하면 인생을 살아가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기면 삶의 긍정적인 효과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가령 또래 아이들이 많은 태권도 학원에서 생리적 현상으로 실수를 조금 하게 되어도

좀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 어려움에서 나는 당연히 벗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내가 경찰에 합격했을 때 주님이 도와주신 줄 알고 계시지만

사실 나는 내가 특별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붙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빠는 '아빠 아직 젊다. 더 파이팅할 수 있다. 아빠가 뭔가 보여줄게!'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엄마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진저리를 친다. 

아빠의 그런 태도가 집안 사정을 더 안 좋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엄마 편을 들었지만 그런 아빠의 모습이 좋았다.


'나는 정말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거야'라는 생각은 아직도 남아있다.

나이가 들어도 나는 내가 아직 특별하다.


사회생활이 4년 차로 접어들면서

나의 개성이 무시받고 모난 부분이 평범하게 깎여 나간다.

나이가 들고 조직에 몸담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남들처럼 해야 할 일들이 늘어만 가고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내가 정말 특별할까? 혹시 평범한 사람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긴 하지만,

그때마다

'무슨 소리, 나는 난데!!' 해버리는 편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가끔 평균치를 만들어놓고 미달되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령

20대 후반엔 차는 k5정도는 몰아야 하고 30대 초반이 되면 결혼 자금이 어느 정도 모여 있어야 하고

경장 정도는 달아야지 같은 공격 말이다.

이런 공격을 받을 때마다

'아니 내가 이렇게 특별한데 평균을 들이밀어?'라며 수월하게 물리칠 수 있다.


'역시 나도 평범한 사람이었어'라는 생각이 들면 너무나 슬퍼질 것 같다.

나는 내가 '그땐 정말 좋았는데...., 저 애들은 젊어서 정말 좋겠다.'라고 말하는 대신


'아직 내 전성기는 오지 않았어!! 유 캔 두잇!!'이라고 철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까만 밤하늘에 
밝게 빛나던 별들 가운데
나 태어난 곳 있을까 
나는 지구인과 다른 곳에서
내려온 거라 믿고 싶기도 했어

그렇게도 많던 질문과
풀리지 못한 나의 수많은 얘기가 
돌아보고 서면 
언제부턴가 나도 몰래
잊고 있던 나만의 비밀

                                   

보아- 아틀란티스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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