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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Nov 19. 2018

글감

"요즘은 왜 글을 안 써?"

친구가 내게 물었을 때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 요즘 바빠서..."

그 대답은 누가 봐도 바쁘지 않은 사람이 하는 대답...


'나는 요즘 왜 글을 쓰지 않지?'


글감이 부족해....


왜 글감이 부족할까?


느끼지 못해서... 


왜 느끼지 못할까?


나는 요즘 매일이 비슷하다.

소확행 소확행 하는데 그 소확행에 무감각 해졌다.

빨래가 익어가는 시간이나 노을이 지는 시간에 핸드폰을 쳐다보고 앉아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만 핸드폰으로 딱히 생산적인 일을 하지는 않는다.

자기 개발 서적을 읽어봐도 일주일이면 열정이 사라진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후 스토리는 역시 나랑은 잘 안 맞는다.


"이번에 회사 동료 결혼식에 가서 느낀 게 뭐냐면..."

"또 느꼈어?"


자주 뭘 느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사건이 하나 일어나면 몇 가지씩을 느낀다.

한 가지 경험을 해도 여러 가지를 경험한 효과가 난다.

어떤 사건을 겪고 그 사건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나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 후엔 끝이다. 

다시 다른 사건을 찾거나 핸드폰을 본다.


글을 쓰고 싶거나 혹은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항상 소재 부족에 시달린다.

에버토느에 적어둔 글감 카테고리에 적을 만한 일이 점점 사라지고,

적을 만한 일이 있다고 해도 요즘 통 느끼지 못한다.

삶이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즈음에 살며시 글쓰기를 접어두었다.


생각할 수 있는 잠깐의 순간에도 다른 일들로 채워져 있다.

핸드폰을 보거나, 누군가 말을 걸어온다거나, 약속이 있어서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산책을 하더라도 매일 다른 코스로 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어느샌가 같은 코스로만 간다.

보수적인 조직에 있다 보니 보수적 성향으로 변해가고 있나 보다.


매일 똑같은 하루, 생각할 시간의 부족이 내 글감이 부족해진 이유다.

내일부터는 핸드폰은 그만 접어두고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져보려고 한다.


나는 내가 항상 글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보수적인 조직, 민원에 시달리며 한숨만 쉬는 사람이 아니라

오늘은 이걸 써야겠다! 라며 설렐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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