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쓰기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사람이다.
이동진 평론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영화 기생충에 대한 한 줄 평을 남겼다.
5점 만점에 4.5점을 주면서
'상승과 하강으로 명징하게 직조해낸 신랄하면서 처연한 계급 우화'
라는 한 줄 평을 남겼다.
이에 대해 매불쇼에 출연한 최광희 평론가는
'이게 뭔 소리야?'
라는 말을 남겼다.
이동진 평론가는 으레 대다수의 평론가들이 그러하듯이
조금 어렵지만 노력하면 이해는 가는 정도의 글을 썼다.
이런 어려운 글을 쓰는 게 이동진 평론가가 아니라 나라면?
읽히지 않는다. 그것은 분명하다.
독서모임에서 읽기로 했던 거장의 작품들도 조금 어렵다 싶으면 읽다가 꿈뻑꿈뻑 졸기 마련이었다.
의무감에 꾸역꾸역 읽다가 결국 쉬운 책을 찾게 된다.
판결문을 보면 어렵게 쓴 글의 표본을 볼 수 있다.
'위법성을 조각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수많은 공시생들을 수렁에 빠트렸을 이런 문장들은 대다수 법관들의 권위의식을 나타낸다.
인간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1. 어려운 책을 꾸역꾸역 읽으며 내가 발전하길 원하는 사람.
2. 쉬운 책을 읽으며 그 시간을 향유하는 사람.
(표현만 봐도 내가 어느 쪽인지 알 수 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가 맞을 듯하다.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글을 쓰는 것보다
쉽지만 의미 있는 글이 더 쓰기 어려운 법이다.
직장생활에서 보고서를 쓰더라도 굳이 어려운 말을 골라골라 쓰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까지 우리들의 상사는 그러한 사람들이고 바뀌려면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조금씩 쉬운 글이 더 힘을 얻을 것이다.
쉽고 짧지만 의미가 있는 글이 인기를 얻을 것이다.
결국 나는 어떻게 쓸 것인가?
글 쓰는 시간이 극도로 줄어든 요즘
쉽지만 의미 없어도 괜찮은 글부터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