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ne, by oneself, on one's own
혼자라는 말은 조금 쓸쓸하면서, 묘한 기분 좋음을 준다.
부모님 집에서 생활하던 시절
아침에 눈을 뜨면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와 물을 마시고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면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내가 먹고 싶은 시간에 밥을 먹고
내가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을 보고
내가 산책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내 심심해졌다.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졌고
아침잠이 별로 없던 나는 친구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친구네 집으로
쪼르르 달려가곤 했다.
그렇게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조금 어색해했다.
타지에 와서 혼자 살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당연히' 나 혼자다.
퇴근을 해도 혼자이고
쉬는 날도 혼자다.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게임을 하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꽤 많은 선택지가 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를 볼 수도 있고,
옆집에 사는 친구를 만나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직장동료와 술을 마셔도 되는 휴일 전날에도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선택한다.
머릿속으로는 '그 어떤 누군가를 만나야지'라고 생각해도
막상 연락이 오면 또 조금 뭐한 느낌에 내일 일찍 출근해야 한다고 말해버린다.
혼자 떠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또 한편으로는 친구들에게 여행을 가자고 조른다.
나는 지금 혼자 있고 싶지만 또 혼자이고 싶지는 않은 그런 시기인가 보다.
혼자서 거창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그냥 혼자가 편해진다.
이전까지는 늘 누군가를 만나고자 노력했고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뎌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장에 '혼자'라는 말이 들어간 책들이 많아진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
'혼자여도 괜찮아'
'혼자 사는 즐거움'
이런 책들을 읽다 보니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된 건지,
혼자라 외로워서 이겨내려고 이런 책들을 사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혼자 있다 보면 이런저런 잡생각이 나서 외로워지며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러 지인들을 찾아가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내일은 혼자 있어야지' 생각한다.
혼자 있고 싶다가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이런 반복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