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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18. 2019

퇴근길 노을 하나 테잌아웃이요.

장래희망은 칼퇴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퇴근하면서 나는 노을의 값어치는 얼마일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는 회사에서는 두 가지 분류의 사람이 있다. 얼마 전까지 나는 찍으려는 자와 안 찍으려는 자 그 중간에서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다른 공무원일을 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퇴근하면서 보는 노을은 값어치를 메길 수가 없는 것 같아. 퇴근하고 저녁을 만들어 먹는 일이나 러닝을 하면서 보내는 그 시간과 시간당 만원도 안 되는 초과수당을 비교하기에는 애초에 무리가 있지'



이 감성적이면서 합리적인 말에 나는 결심했다. 앞으로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칼퇴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비록 돈은 조금 적게 벌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간에 다른 삶을 살아보자고. 어쩔 수 없이 야근하게 되는 날은 겸허하게 받아 드여야겠지만 초과근무수당을 받기 위해 설렁설렁 일을 하진 말자고.


사실 내가 공무원을 선택한 것도 자기 시간이 많아서라는 이유가 가장 컸다. 그런데 들어와 보니 돈을 벌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는 동료들을 만나고 '너도 찍어야지?' 하는 분위기 속에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하는 것이 조금(정말 조금)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이제 본격적으로 칼퇴하는 사람이 되리라 결심했다.


누군가 내 장래희망을 묻는다면 나는 '칼퇴하는 사람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쭉 칼퇴하고 제 나름의 삶을 사는 놈 이미지를 갖고 싶다. 일단 칼퇴를 하면 무엇을 하고 살지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선택을 하는 자와 선택을 받는 자의 삶 중에 고르라면 난 선택을 하는 자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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