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서울 여행기
에스프레소로 시작하는 하루
동생 집 앞 카페인데 외부가 신기하게 생겨서 와보고 싶었다
호텔인줄 알았지만 카페였다.
도쿄 여행 중에 한 번 저렴한 호텔에서 숙박한 적이 있었는데 골목에 사진과 비슷한 건물이 있었고 그 상가 1층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카페와 유사한 가게가 들어서있었기 때문이다.
카페 이름은 캠프데이비드 커피. 카페 간판을 찾기 힘들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장소에 위치해 있어서 손님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또 그렇게 없는 것 같지도 않았다.
하여튼 적어도 내게는 묘한 느낌의 카페였다.
카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
홍대, 오이시 나베.
수요일 저녁, 친구와의 약속이 취소 되어서 퇴근한 동생과 외식을 했다. 동생이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다고 해서 나베를 먹으러 갔다.
곱창 전골.
곱창 전골을 살면서 두 번 먹어봤는데 두 번 다 동생이랑 먹었다. 한 번은 후쿠오카에서, 한 번은 홍대에서. 밥 없이 먹기엔 짜서 공기밥을 한 개 시켰는데 아직 밥을 하는 중이라고 해서 아쉬웠다.
홍대엔 외국인이 진짜 많은 것 같다. 외국인은 홍대에서 어느 식당에 갈까? 내가 외국인이라면 고르기 힘들듯.. 사진 속 가게처럼 화려한 간판을 가진 식당이 눈에 띌 것 같긴 하다.
지나가면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츄로원오원.
다크초코 츄러스 구매 완료.
다크초코 진짜 추천..
당산동, 맨홀 커피
가까운 곳에서 갈 만한 괜찮은 카페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여기를 발견했다. 알고보니 이미 유명한 곳이었다. 지하에 있는 카페인데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클래식하게 꾸며져 있었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테일러샵에 있는 양복이 걸려 있어서 킹스맨이 연상되었다.
메인 메뉴인 아인슈페너도 맛있었고 해리포터와 킹스맨 컨셉에 충실한 인테리어도 노력이 느껴져서 좋았지만 이상하게 세트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생긴지 얼마 안된 카페이다보니 물건도 거의 새 것이고 2층은 아예 올라갈 수가 없다보니 그런 것 같았다. 보기에는 느낌있고 멋있는데 아쉽게도 매력있는 카페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허름한 감성을 좋아하는 것 같다.
다음 날, 서울 뜨기 전 마지막으로 한 요리.
요리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간단한 고구마 스프를 만들었다. 고구마+우유+소금+치즈넣고 섞으면 끝인데 괜히 치즈를 넣었더니 느끼해져서 한 그릇도 다 못비웠다.
홍대에서 발견한 구제샵.
찾아보고 간 거 아니고 지나가다가 그냥 들어간 곳인데 폴로나 크로커다일 니트가 만원에서 만 오천원 정도여서 놀랐다. 폴로를 좋아하는 동생과 다음에 다시 가 봐야겠다.
친구랑 종로3가에서 만났다. 종로는 언제와도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친구가 찾아본 닭볶음탕집인 계림으로 가는 길.
35년 전통에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나온 곳이라고 한다. 골목안에 있었다. 그런데 유명한 곳인지 웨이팅이 있었다. 일단 이름을 적어놓고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히 같은 골목 안에 또 다른 닭볶음탕집이 있었다. 나도 전통있고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찾아가본 적이 몇 번 있는데 막입인 내게 대부분의 식당은 거기서 거기였고, 입소문 때문에 사람들이 몰린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린 결국 계림말고 다른 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여기서 엄청 재밌었다. 머리 위 천장에서 뭔가 긁는 소리가 들리길래 기계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들을 수록 발톱같은 걸로 긁는 소리가 들려서 순간 쥐가 떠올라 소름이 돋았다. 쥐가 머리 위로 떨어질까봐 무서워서 잠깐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사장님께서 손님인 우리가 무서워할까봐 위에 고양이가 있어서 그런다, 요즘에 새끼를 많이 낳아서 그런다 등 열심히 말씀해주시는데 내가 거기서 더 무서워하면 뻘쭘해하실 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천장이 무너져서 제발 머리 위로 떨어지지만 말아라'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 웃겨서 친구랑 계속 웃었다.
다시 온 삼청동. 저녁에 온 건 처음인데 예쁘다. 삼청동은 진짜 좋아하는 동네라서 나중에 남자친구랑 자주 오고 싶다.
서울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장소 1위 재즈카페인 라끌레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이고 오래된 재즈카페라고 한다.
아무래도 이런 오래된 감성을 사랑하는 것 같다. 약간은 촌스러운, 그렇지만 사장님의 정성과 방문한 사람들의 흔적이 느껴지는 그런 곳. 아래 사진들을 보면 더 느껴진다. 어둡고 비좁은 계단을 내려가면 베레모와 검은 색 뿔테 안경을 쓴 남자 사장님이 계신다.
샹그리아랑 체리 위스키 였던 것 같다. 내부가 생각보다 어둡고 약간 춥다. 목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입장료는 5000원, 음료는 8000원에서 시작.
재즈 연주를 하는 곳.
요일마다 오는 재즈밴드가 정해져 있는데 여자 분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남자 두 분은 각각 드럼과 첼로를 연주하셨다. 이름 모를 곡과 플라이 투 더 문, 그리고 친구의 신청곡인 'isn't she lovely' 와 캐롤을 연주하셨다. 1부가 끝나고 10분 정도 쉬는 시간 후 2부가 시작하는 구조였다. 신청곡은 쉬는 시간에 받고 밴드 멤버 중 한 분한테 말하면 된다. 사장님이 어렵고 생소한 곡은 안 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연주하는 사람들을 보며 재즈를 감상하는 사람, 두런두런 얘기하는 사람, 재즈를 감상하며 핸드폰을 하는 사람 등 다양했다. 관객들과 더 활발히 소통하길 원하셨는데 차분한 분위기라 조금 아쉬워하시는 것 같았다.
친구 집 가는 길
이 친구와 만나면 나는 거의 리스너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친구의 비전을 들으며 또 한 번 자극을 받았다. 인생에 있어서 큰 자극을 주는 것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주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해서 시간이 없으면 싸가기라도 하라며 고구마를 쪄 준 고마운 친구.
2주 동안 서울에서 잘 지내고 갑니다 서울 안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