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무엇을 이뤘을까?
연말이 되면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생각하게 되는 주제이다. 내가 올해 해낸 것은 무엇일까? 무언가 기억할 게 많은 사람은 뿌듯함을. 그리고 나같이 그 기억이 흐린 사람은 연말이 되어서야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꼭 결과로 돌아오지는 않는 법이라는 것도 잘 안다.
달리기를 생각한다.
올해, 1000킬로 미터를 뛰었다.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봤을 때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러너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평범한 수준의 기록이다. 소위 꾸준히 뛴다는 러너의 기본 달리기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월 100킬로'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그래도 작년 2024년 부상으로 한 해를 통째로 날린 거에 비한다면, 인간 승리이다. 더욱 깊게 달리기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정말 이건 올해 내 인생에서 가장 대견한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올해, 출간을 목표로 했지만, 접었다. 사실 앞으로도 '달리기 관련 주제'로는 책을 낼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작년 연말부터 올해의 상반기를 정말 열심히 글을 쓰며 몰두했지만, 결국 깨달았다. 이건 내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결국 이 마음을 먹고 난 이후 내가 브런치를 한 동안 쉴 수밖에 없었다. 허망함에 어떤 글을 쓰거나 읽을 수 없었다. 그래도 올해가 끝나기 전에 다시 그 마지막 끝은 잡아보려고 한다.
올해, 210번을 달렸다. 평일에는 한 번 뛸 때마다 대략 3~5킬로를 그리고 주말에는 10킬로 이상을 뛰려고 노력했다. 4분대 페이스까지 높이며 달릴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어렵다는 걸 현실적으로 깨달았다. 1년 동안 200번을 넘게 달리는 동안 다리가 아프지 않은 날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걸 알게 된 시점부터이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다시 예전처럼 즐겁게 달릴 수 있는 마음은 사라졌구나를 깨달았다.
결국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나의 달리기는 남에게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간자체가 목적이라면 내가 돈을 내고 어떻게든 만들어서 하면야 할 수 있겠지만, 나의 만족을 위한 차원이라면 그다지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글을 써야 한다. 그 판단은 꼭 책을 내지 않아도 브런치 같은 온라인에서도 이미 결정된다고 본다. 이미 나는 각이 나왔다.
무엇보다 지금 러닝은 충분히 인기이며, 나 말고 달리기를 사람들과 소통하며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 현실을 자각한다. 함께 소통하며 달리고 영향력을 키우고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나는 마음적으로나 영향력, 재능 어느 면에 있어서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슬프지만 나에 대한 파악이 이미 끝났다. 그래도 이렇게 마음먹으니 편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재미있는 나만의 달리기 글은 계속 써 내려가고 싶다. 그래야 더 슬프지 않아 브런치에 많이 올 수 있을 듯하다.
그래도 나는 올해 210번을 도전했다.
210번을 달리며 느꼈던 행복과 고민과 아픔은 내가 무엇을 주력해야 할지 명확히 깨닫게 해 주었다. 내가 잘하고, 소통하며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에 주력하려고 한다. 물론 브런치와 함께이다. 비록 달리기 책을 출간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이미 나는 글을 쓰면서 충분히 응원받고 치유받았다. 너무 감사함을 느낀다. 그 힘으로 2025년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다. 그건 내가 올해 100점을 넘는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기도 하다.
그래, 나는 올해 1000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