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무슨 일이 난 줄 알았다. 여동생이라 꼭 필요한 이야기 아니면 거의 하지 않는데, 연락 올 일이 없는데 연락이 오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의 가족애나, 정서적 챙김 수준에 문제일 수 있다... 어쨌든 동생과 나는 그 정도의 거리가 있는 관계로 살아왔나 보다. 그런지라 업무 중이었지만 바로 급하게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의외의 질문을 나한테 했다.
"아니 요새 나 러닝 하거든ㅋㅋㅋㅋㅋ"
이 사실도 놀라운데,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런 질문도 했다.
"달리기 이렇게 하는 게 맞아?"
이럴 수가 동생이 나에게 달리기 하는 법까지 물어본다. 살면서 거의 40년 동안 동생이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본 일은 거의 처음이다. (기억을 못 하는 걸 수도...) 내용의 요지는 이랬다. 최근에 달리기를 시작하여 열심히 했는데, 엄지발가락이 멍이 들고 너무 아파서 달리는 페이스나, 주법이나 루틴 등을 물어본 것이다. 무산소 외에 유산소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달리기와는 멀리 살아왔던 내 동생이 말이다...
어쨌든 달리기에 있어서 한없이 자상한 나는 동생인 것을 잊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도 이런 면이라도 자상해서 참 다행이다.
"이런, 페이스가 너무 빨라! 자신의 몸상태가 충분히 뛸 수 있다고 생각해도 초보자는 너무 빨리 뛰는 건 몸에 어떤 형태로든 무리가 올 수 있어."
"엄지(발가락)가 아프다는 건, 많은 요인이 있지만, 아무래도 발 앞꿈치가 먼저 닿는 '포어풋 주법(Fore-foot strike)'이 영향일 수 있어. 누구에게나 범용 되는 보편적 달리기에 있어서 거의 정설이라고 할 수 있는 '미드풋(Mid-foot strike)'으로 달려봐."
"매일 달리는 건, 부상 인지가 떨어지고, 부상의 위험이 있어서 그다지 좋지 않아. 지금 달리기가 너무 좋아서 의욕이 넘치더라도 하루 뛰면 꼭 하루 쉬는 '하뛰하쉬'를 지켜줘야 해."
"음 그렇군!"
인생에서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던(?) 나의 동생이 바로 수용을 했다. 나의 자문을 받아 아주 착실하게 달리기를 적용하여 지금도 잘 뛰고 있다. 완전 러너가 되어 얼마 전에 10km 달리기 PB(개인 최고기록)를 세웠다고 연락도 왔다. 아마 조만간 나보다 잘 뛸 거 같다...
어쨌든 정말 달리기가 대세이다. 요즘의 러닝 열풍이 놀랍다. 주변을 봐도 달리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요즘 트랙을 가면 사람이 수백 명이 있다. 몰려서 뛰면 사람들이 욕을 하고, 자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인원수를 통제한다. 나의 부상으로 달리기를 쉬었던 1년 간 정말 너무 많은 변화를 체감하였다. 심지어 달리기계의 안티이자 반대 주의자인 나의 아내도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문제인 듯...) 이쯤 되면 전 국민의 '러너화(化)'를 의심해 볼만하다.
달리기를 쉬는 동안 책을 많이 보면서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의외로 러너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최근의 매스컴에서의 러너는 기안84와 션으로 대표되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 달리기를 열심히 하는 의외의 사람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페이스북으로 알려진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도 꾸준히 러닝을 즐긴다. 5km를 20분 이내에 완주할 정도로 속도가 상당하다. 그 외에도 전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 (Bill Clinton)',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세계적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 , 셰프 '고든 램지(Gordon Ramsay)' 등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내가 주목하게 된 사실은 창의성과 관련된 직종의 사람에게 러닝이 굉장히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평소에 우리 아이와 가족들이 좋아하고, 올해 9월까지 우리나라에서 전시회를 해서 가보기까지 한 세계적인 동화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의 소개 팸플렛에서 본인을 러너라고 소개한 것을 발견했다. 그가 실제로 달리기를 즐기는 거 외에도 대표작에서 달리기가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한다는 걸 다시금 이해하게 되었다.
작가에게 있어서 달리기는 정말 중요한 영향을 준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대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가 러너들의 상징임은 말해봐야 입이 아플 따름이고,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스티븐 킹(Stephen King)', '조이스 캐롤 오츠(Joyce Carol Oates)'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을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다. 단순히 체력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창작의 영감과 정신 건강에 있어 달리기는 부작용이 적은 가장 좋은 특효약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달리기는 인생에 있어서 성공을 향해 가는 중요한 나침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달리기를 해서 그 사람이 성공한 것인가? 성공할 사람이었어서 달리기를 했는가? 일반화하거나 어떤 게 원인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라는 무기로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가 성공을 향해가는 확실한 방향을 알려주는 활동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달리기를 어떻게 나만의 강력한 삶의 무기로 만들 수 있는가? 이제는 더 나아가 인식이 바뀌어야 할 듯하다. 전 국민이 러너가 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나만 달리기를 하지 않아서 뒤쳐지는 게 아닐까 걱정해야 할 판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하나를 제안하고 싶다. 잘 달리고 있다면, 단순히 행복하고 즐거운 달리기에서 더 나아감이 필요하다.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왜 달릴 것인가이다.
그렇다면 사실 달리고 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
달리고 난 이후의 에너지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그것이 '달리기 수익화 다이어리'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기억하자, 달리기를 한다고 무조건 성공하지는 않겠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의외로 러너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