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킹스맨 7 (셔츠) - 노타이 금지!

아직도 정장을 입는 나의 이상한 습관에 대하여

by 철봉조사러너
노타이를 할바에는 하지 않는다!?


나는 노타이를 하지 않는다. 타이를 안 할 바에는 아예 정장을 입지 않는다. 우선 이 글은 타이로 시작했지만, 셔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다분히 개인적인 고집에 대한 글임을 밝힌다. 특별히 이런 내용을 규정하는 것도, 명확한 근거 또한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2020년대 들어 더욱 줄어드는 정장(Suit)에 대한 입지를 감안했을 때, 이런 규정들을 적용한다면 아마 남성복은 거의 멸종할(?) 것이다.


노타이(no-tie)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차림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특히 20대에서 30대의 남성복 시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최근에는 캐주얼하고 메트로섹슈얼한 패션 흐름의 영향이 크다(두산백과). 그럼에도 이런 시대적인 대세를 따르지 않고, 노타이(no-tie)를 노(No)하는 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내가 정장을 입었음에도 타이를 하지 않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바로 반팔 셔츠를 입을 때이다.


반팔셔츠를 입었을 때는 아무리 격식 있는 자리를 가더라도 타이를 매지 않는다. 물론 이것도 그냥 사람들이 인식상으로 미스다, 별로다라고 표현하는 정도이지 '딱' 안된다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장 중에서 셔츠에 대한 의미가 가장 크다. 내가 직접 매주 다림질을 하고(이상은 킹스맨 2화 '매너가 월요일을 만든다' 참조), 내 살에 직접 닿는 거니 뭔가 친밀감이 드는 듯도 하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인 기준이 강해진 듯하다. 이러한 내가 아주 싫어하는 셔츠 스타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반팔에다가 넥타이를 매는 행위이다.


비유하자면 이건 거의 반바지에 정장양말을 신은 거 같은 느낌이다. 사실 반팔 셔츠는 드레스 셔츠가 아니다. 그냥 편리를 위해서 나온 캐주얼 의류일 뿐 정장이 아니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 사실 예전엔 괜한 아집이 있어서 정장에 반팔을 입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실천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반팔 셔츠를 입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나도 반팔 셔츠가 많고 여름엔 꼭 입는다.


최초의 남성용 셔츠는 사실 속옷이었다고 한다. 동물 가죽으로 만든 튜닉(tunic, 속옷)은 세탁과 착용이 불편했던 것에 반해 천으로 만든 속옷이 받쳐 입기도 편안했고, 세탁도 수월하여 안에 입게 되었고, 원래는 겉으로 드러나게 입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점차 세월을 거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대중적인 옷이 되었다고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어쨌든 내가 이런 선입견 비슷한 기준을 갖게 된 데에는 예전에 사회 초년생일 때 같이 일했던 부장님의 영향이 있다. 사실 첫 직장에서는 정장을 강요했다. 누가 넥타이를 매지 않거나, 뭔가 정장을 불량하게 입으면 지적을 당했다. 가장 곤혹스러운 때는 여름이었는데... 삼복더위에도 풀 정장에 넥타이까지 하려니 아주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땐 신입이었으니 몸으로 움직이는 일들을 많이 했고, 업무적으로 당황하게 되는 일도 워낙 빈번했는데, 그럴 때마다 몸에 열이 후끈하게 느껴지니 너무 답답했다. 일에 집중도 안되고, 능률이 너무 떨어졌다.


그래도 다행히(?) 여름엔 반판 셔츠는 입게 해 줬던 것 같다. 그런데 기간도 한시적이다. 7월에서 8월이라는... 여름 클라이맥스 기간에만 가능했다. 그러니 대안으로 반팔셔츠라도 입어서 좀 사지로 열기를 빼내야만 했다. 그런데 그러면 뭐 하나... 타이가 목을 조르는데... 효과성은 크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어느 날 부장님께서 직원회의시간에 지침을 내리셨다.


"요샌 6월에도 덥다. 6월1일자부터 반팔 셔츠 입어라."

한줄기 빛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태양빛이 비추었다.

"그리고 타이도 풀어라, 원래 반팔 셔츠는 정장이 아니니까. 넥타이 매는 게 아니다."


아니 그런 것이었구나!


그때의 강렬한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 이후 셔츠에 대한 나의 기준이 생겼다.

1. 반팔셔츠는 정장에 포함되지 않는다.

2. 반팔셔츠를 할 때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여기에 하나 더해 3. 나는 이 반팔 셔츠에만 예외만 허용한다. 다른 경우에는 노타이는 하지 않는다.

(쓰고서 보니 나도 참 성격 이상하네...)




최근에는 ESG나 환경에 대한 도서가 참 많은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관련도서들이 정말 많지만 그중 <기후미식> 은 왜 환경에 있어서 먹거리가 중요한가에 대해서 설명한다. <기후위기와 불평등에 맞선 그린뉴딜> 은 기후위기는 환경의 이슈가 아닌, 정치의 문제라는 부분으로서 관점을 풀어나간다.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는 환경위기는 곧 인권위기라는 주장을 한다.


어쨌든 세 가지 책 모두 환경 문제로 인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다. 우리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기후위기와 온난화에 대한 인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결론적으로 작은 실천의 하나로서 셔츠와 옷을 가볍게 입는 것은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즉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것과도 연관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의 나의 보수적인 복장이 요즘의 ESG 실천에 반하는 행동은 아니었을까 반성해 보게 된다.


이처럼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의 측면에서도 너무 풀 정장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그리고 무엇보다 정장이라는 게 보는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한 노력인데... 나의 꽉 막힌 복장이 오히려 여름엔 답답한 느낌을 준다는 인상이다. 환경적으로나 이미지상으로도 여름에 타이는 맞지 않다는 나의 새로운 결론이다.


기후미식.jpg
그린뉴딜.jpg
에코사이드.jpg
환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주는 세 가지 책이다. 개인적으로 (우)가 제일 좋았으나, 양이 좀 많은 편이다.


어쨌든 시원하기 위해 입는 반팔에 넥타이를 매는 것은 효율도 떨어질 분더러, 의미도 없고, 가치에도 맞지 않는 행위라고 정리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노타이 금지를 하지 않기로 했다.

타인을 배려해서, 무엇보다도 환경을 생각해서, ESG 실천을 위해서!


그러나 지금은 환경을 생각해서 타이를 하겠다. 지금은 추운 1월 한겨울이니까. 보온을 생각하련다.

아 결론이 복잡하다. 마무리해야겠다.

그냥 반팔셔츠만 빼고 노타이는 금지!



* 참고로 저도 너무 추울 때나 몸이 안 좋으면 정장에 셔츠 아닌 '목 폴라'를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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