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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봉조사 이상은 Feb 14. 2024

계속 재활용하고 싶은, 복지 ESG 보고서

'리사이클(Recycle) ESG 리포트(Report)'를 발간하면서

단언컨대, ESG 중 가장 재미있는 보고서!


 "ESG 경영을 그렇게 외치면서 왜 우리의 보고서는 일회용인가요?"


 비즈니스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ESG 경영이 부각되고 있다. UN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에서 촉발된,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의 ESG.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많이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인식, 심지어 비난(?)을 받고 있다. 


 ESG를 환경(E)으로만 보지 않아야 된다는 시선이 이제는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두된 시작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환경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들 열심히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캠페인 한다. 그렇게들 일회용을 지양하시면서... 우리의 일과 행정은 일회용이 되어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친환경 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ESG 보고서는 굉장한 행운이었다. 우리 시의 복지관들도 작년 2023년에 ESG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협회 연합으로 ESG 선포식을 준비하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가벼운 이벤트 성 종사자 인식조사를 진행했던 것이다. 그래도 하는 김에 자문도 받고, 나름대로 고심을 해서, 고차원의 수준은 아니지만 충실한 설문지를 만들었다. 나름 참여자들 답례품도 다 안 주는데... 우리끼리니까 열심히 참여해 주어서 105명이 응답을 해주었다. 


 여기에 더해 복지 협의체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 확산을 위해 함께 해 주었다. 80명이 더 설문에 응답해 주었다. "185!" 9월에 중간발표, 12월에 성과발표까지 완료했다. 가볍게 결과보고를 하고 끝내려고 하던 차에 문득 심각한 양심적인 위기의식이 들었다. 우리의 조사가 또다시 일회성이 되어야 할까?    


 최근 덴마크에서 이슈가 되어서 번역된 도서인  <가짜노동>에서 흥미롭게 ‘일’에 대해서 설명한다. “잔뜩 스트레스를 주는 업무,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업무, 누가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는 업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가짜 노동 pseudo work'으로 규정”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사례로 그다지 활용하지 않는 보고서에 대해서 과도한 행정을 지양하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가짜 노동은 개인의 도덕성과 자손감에 높은 비용을 소모시킨다” 고 까지도 강조한다. 


 그다지 활용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야 할까? 차라리 제대로 만들어서 일회용이 아니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영혼을 갈아 만든 것이 이 '계속 재활용하고 싶은(Recycle) ESG 리포트(Report)'이다. (나름대로  라임을 맞췄다..)  한 번 보고 버려지지 않을 재활용! 계속 보고, 실천까지 이어지게 만들 재활용!! 책자도 제본을 맡기지 않고, 최소한의 수량만 자체 열 제본기를 활용하였다. 배포도 PDF 파일로만 하려고 한다.  


 계속 보고 싶어 지게 만들기 위한 기획을 시도했다! 이 보고서는 일반적인 조사설계-분석결과-결론 순을 따르지 않고, 방식을 뒤집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수에 취약하다. 관련 지식의 문제를 떠나 통계의 많은 숫자를 보면 누구나 지치게 된다. 그래서 정작 뒤쪽에 중요한 결론은 대충 보게 되는 우를 범한다. 그래서 설계 이후 바로 결론을 앞에 넣었다. 


그렇다고 통계를 소홀히 다루지 않았다. 어떤 복지관의 조사보고서도 이렇게까지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자부할만한 분석을 기재했다. 구조화된 설문이 아님에도 회귀분석까지 돌리는 논문 수준의 구성을 갖추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상세히 참고하시면 도움을 받을 거라 기대한다. 


 아마 단언컨대, 가장 재미있는 ESG 보고서 일 것이다!! 일단 글투를 조사에 참여해 준 종사자들을 위한 존중의 의미를 담아 존댓말로 작성하고,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편한 말투로 써 내려갔다. 이런 집중도와 가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현장 실무자에게 닿기를 바란다. 그런데 사실 뭐 엄청 꿀잼은 아니고... 워낙 ESG 보고서도 그렇고 이런 류 들이 재미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그럴 거다 자평한다...


만들고 뿌듯해서 찍어봤다.


<결론의 스포를 조금 던져본다>

1. ESG는 해야만 해! 그런데 나는 말고...

2. 야 너도 교육받으면 ESG 잘할 수 있어~ (야나 E?)


 ESG는 잠시 부는 트렌드가 아니다. 추상적 구호 마케팅도 아니다. 자본주의가 붕괴하지 않는 한 ESG는 절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것이다.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역사회복지관은 어떤 ESG 포지션을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해 보게 된다. 아울러 이 '리사이클 ESG 리포트'가 일회용이 아니라 어떻게든 재활용되기를 바란다. 


 비록 ESG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 보고서를 만든 계기로서 주장하고 싶다. 


 “ESG는 어떻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행복을 누릴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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