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마음을 스치다.

- 바람이 스며든 자리

by 하늬바람

(짧은 생각과 짧은 글)

지금 쓰고 있는 글들 옆으로 짧은 생각의 글을 남기고자 합니다.


바람, 마음을 스치다.

- 바람이 스며든 자리


겨울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바람이 옷 사이로 스며들면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이 느껴집니다. 휑한 겨울거리를 맴도는 삭풍(朔風)은 메마른 도시에 조금남은 습기마저 날려버립니다.

얼마나 매서운지 삭풍은 칼바람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바람은 옷사이로 스며들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추워지게합니다.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그리움과 쓸쓸함을 자극합니다. 마음도 추위를 타면 아립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같은 것은 주변에 좋아하는 이의 온기가 필요합니다. 이 글이 가서 닿는 곳에 그 온기가 있길 바래봅니다.


작가 유하는 "바람 부는 날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시로 우리의 욕망을 이야기했고, 청마 유치환은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엔 "그리움"이 맘속에 깃발처럼 나부꼈나 봅니다. 소싯적 교과서에서 읽었던 깃발이라는 시는 보이지 않는 바람을 멋진 시어로 표현해 주었죠.

그 시어는 바로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소리 없는 아우성,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물과 자연의 변화나 움직임을 대하는 게 예전 같지 않습니다. 갈수록 감성적이 돼 가는데 그 탓인지 매서운 바람이 흔드는 게 나무만은 아니지 싶다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람'에 대한 시 하나 읽어봅니다.


바람 속을 걷는 법·2

이정하 시인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끝—


멋진 시입니다. 시는 되새겨 볼수록 맛이 납니다.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오늘도 바람에 몸을 맡겨봅니다.

(아이패드로 끄적거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