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나치 수열과 가을 꽃

(56일째) 슬기로운 금주(禁酒) 생활

by 하늬바람


(opening)

저번 편 나의 금주(禁酒) 일기 52일째는 ‘으악새 슬피 우니.. ’ 였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갈대라는 시의 마지막 대목을 다시 읽어봅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

사실 갈대는 흔들리면서 바람을 이겨내도록 잘 적응된 아주 강한 풀이라고 보면,
산다는 것은 늘 이렇게 속으로 울며 흔들리며 외부에 맞게 내부가 함께 적응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opening 끝)


오늘은 여기부터입니다.


슬기로운 금주(禁酒) 생활 - 56일째

- 피보나치 수열과 가을 꽃



오늘은 라이딩하는데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늦게 접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작가님이고 해서 우선 기사를 옮겨봅니다.

. . .

‘올해 노벨문학상은 ‘묵시록 문학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71)에게 돌아갔다. 그는 난해하면서도 독창적인 문장으로 종말과 파국으로 치닫는 세계와 그 속의 인간을 그려온 작가다. 헝가리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케르테스 임레(2002) 이후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현지시간) 세계에 생중계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에서 크러스너 호르커이의 소설을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켜 주는 강렬하고 비전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작가 특유의 예술적 시선은 어떤 환상에도 물들지 않은 채 인간의 약한 본성을 직시하게 하는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그림. 2025 노벨문학상 누리집 갈무리


그의 대표작은 ‘사탄탱고’ 와 ‘저항의 멜랑콜리' 등 이라고 합니다.

오래전에 제가 읽은 헝가리 작가가 생각나서 라이딩 끝나고 집에 와서 찾아보았습니다. 그때 써놓은 독후감도 있어서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동유럽 전체가 독일과 소련의 침공을 받았고 그 지배하에 있던 체코의 밀란쿤데라의 책들과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그 책은 세 권으로 구성된 헝가리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으신 헝가리의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이 분도 그 시절을 살았고, 대표 작품 ‘사탄탱고’ 는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어 가던 1980년 헝가리의 한 농촌을 배경으로 합니다. 비슷한 배경이지만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저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이 분의 또 다른 대표작 ‘저항의 멜랑콜리' 는 피보나치 수열의 구조를 따르거나 그 수열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구성하는 특징을 가진 소설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피보나치 수열은 1, 1, 2, 3, 5, 8, 13, 21과 같이 이전 두 숫자를 더해 다음 숫자를 만드는 수열을 말합니다.

저도 이 숫자들을 업무나 일과 관련해서 만나기도 하지만 주변의 꽃들 속에서 만나기도 합니다.

이 수열은 꽃잎 수, 나뭇가지와 같은 자연현상에서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꽃들의 꽃잎 수는 이 숫자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수열의 항이 커질수록 이웃하는 두 항의 비는 ϕ = 1.618 즉 황금비율에 가까워집니다.

이 황금비는 자연현상의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이 만드는 많은 사물, 건물, 구조물 디자인, 컴퓨터 알고리즘 등에 적용됩니다. 미적인 것과 균형, 안정성과 관련되기 때문이죠.


( 많이 보셨을 황금비 설명 그림. .갈무리 )


라이딩 중에 만나는 가을꽃은 대부분 국화과 꽃입니다.

가장 많이 보는 코스모스도 국화과이고, 모양이 비슷비슷한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같은 국화과 꽃들과도 만나게 됩니다.

코스모스 꽃잎을 세어보니 8 개로 전형적인 피보나치 수열을 따릅니다.


흰색과 연한 분홍색의 구절초도 21 개로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좀 더 진한 분홍의 쑥부쟁이, 벌개미취 꽃잎은 좀 다양해서 20~30개 사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꽃들이 소박하면서도 심플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게 이 수열과 황금비에 있었나 봅니다. 벌과 나비들도 그러하겠지요.

( 예전에 가을 코스모스와 잠자리가 있는 사진을 보다가 예뻐서 아이패드로 따라 그려본 그림입니다. )


코스모스는 이름도 우주의 질서를 닮아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술을 마실때도 술병을 홀수로 시킨다던지, 총 병수를 몇 병에 맞추곤 하는데 인간의 뇌속에 어떤 수열이 작동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스개 소리 좀 하자면 함께 마시는 인원수가 늘어날수록 술병 수는 파보나치 수열을 따를 가능성은 높아지고, 취기는 황금비율을 설명하는 골뱅이나 암모나이트 껍질의 나선형태처럼 점점 커져갈 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의 금주로 인한 상상력 과다와 유머의 부작용도 이 수열을 따라가나 봅니다. Chat GPT의 도움을 받아 그려본 그림입니다.


어쨌든, 피보나치 수열을 서사구조로 사용했다는 노벨상의 문학작품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난해한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바로 책주문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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