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섭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거울 속의 나를 '평가'하곤 하죠. 어제보다 조금 더 부은 눈, 새로 생긴 주름 하나, 남들보다 조금 낮은 코끝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그러고는 생각합니다. ‘이것만 조금 바꿀 수 있다면, 내 삶은 더 빛나지 않을까?’
하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처럼, 우리는 대자연의 장엄함에는 경탄하면서도 정작 그 자연의 일부이자 가장 정교한 숨결로 빚어진 '나'라는 존재 앞에서는 인색하기만 합니다.
결핍이 빚어낸 불멸의 아름다움
예술의 역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인 '밀로의 비너스'를 떠올려 보세요. 그녀에게는 두 팔이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녀의 외형적인 완벽함에만 집착했다면, 비너스는 그저 미완성된 돌덩이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라진 두 팔 대신, 그 결핍이 만들어낸 기묘한 균형과 상상할 수 없는 신비로움에 경탄합니다.
완벽함이란 때로 지루함을 줍니다. 사람의 진짜 매력은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이목구비보다, 진심으로 웃을 때 생기는 눈가의 잔주름이나 타인을 향해 내미는 따뜻한 손길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타인의 '매끄러운 피부'에 감탄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의 '깊은 눈빛'에는 마음을 뺏깁니다. 그 눈빛은 외모가 아니라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 즉 인격이 투영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사막의 장미, 혹독함이 빚은 결정체
사막에는 '사막의 장미(Desert Rose)'라 불리는 광물이 있습니다. 메마르고 뜨거운 사막, 모래 속에서 수많은 세월 동안 모래알과 석고 결정이 엉겨 붙어 만들어진 형상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날카롭고 울퉁불퉁하여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답고 매끄러운 꽃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이 돌은 혹독한 환경을 견뎌내며 스스로를 단단하게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사람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콤플렉스라 여기는 외모의 투박함이나, 지나온 시간 속에서 겪었던 거친 시련들은 사실 우리라는 존재를 깎고 다듬어온 '세월의 결정체'입니다.
장미의 꽃잎처럼 부드러운 아름다움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척박한 환경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묵묵히 자신의 형상을 빚어온 투박한 돌덩이 같은 우리네 삶 또한, 그 자체로 고귀한 예술품입니다. 스스로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그 거친 모래 속에서 나만의 결정을 맺어온 내면의 끈기를 더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무의 나이테가 말해주는 것들
숲 속의 나무들을 보십시오. 쭉 뻗은 나무도 아름답지만, 비바람에 꺾이고 굽이치며 자란 노거수(老巨樹) 앞에서 우리는 더 큰 경외심을 느낍니다. 나무의 겉껍질은 거칠고 투박할지언정, 그 안에는 세월을 견뎌온 견고한 나이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람도 이와 같습니다. 화려한 껍데기는 세월이라는 파도 앞에 서서히 마모되지만, 잘 가꿔진 인격과 내면의 깊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귀한 빈티지 와인처럼 깊은 풍미를 풍깁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이목구비의 생김새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했는지가 얼굴이라는 캔버스에 '인격의 향기'로 배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당신이라는 우주, 그 경이로운 존재에게
만약 지금 누군가 당신에게 "외모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는가?"라고 묻는다면, 잠시 대답을 멈추고 당신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백조(100,000,000,000,000) 개가 넘는 세포들이 오직 당신의 생존을 위해 매 순간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당신이 겪은 기쁨과 슬픔이 지금의 눈빛을 만들었습니다. 당신은 이미 그 자체로 우주의 신비가 응축된 '경탄의 대상'입니다.
그라시안이 말했듯, 어리석은 이는 밖으로 드러나는 포장지에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그 안을 채우는 본성에 집중합니다. 외모는 타인에게 보여주는 '풍경'일 뿐이지만, 인격은 내가 평생 머물러야 할 '집'입니다.
오늘 하루, 거울 속의 자신에게 평가 대신 따뜻한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부족한 부분을 고치고 싶다는 욕심보다, 지금까지 고생하며 이 아름다운 존재를 지탱해 온 자신의 '됨됨이'를 먼저 안아주십시오.
"당신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 하나의 오리지널이자 신의 걸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