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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강물에 스며(詩)

by 이정호

새벽, 강물에 스며

이정호


밤이 남긴 잔향을 끌어안고

강물 위로 새벽이 번진다.

저문 어둠이 서둘러 몸을 거두면

여린 오렌지빛 숨결이 수면을 적신다.


먼 도시의 불빛은

아직도 어제를 붙잡고 있고,

가지 끝에 걸린 바람은

무언가를 속삭이다 이내 사라진다.


나는 가만히,

흐르는 물결 속을 응시하며

스며드는 빛에 가슴을 녹여본다

이 아침이 온전해진다고.


언젠가, 나의 마음도

이 강물처럼 잔잔히 흐르기를,

어둠과 빛 사이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스며들기를.


20250218_064637.jpg Photo by J.H.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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