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밤이 남긴 잔향을 끌어안고
강물 위로 새벽이 번진다.
저문 어둠이 서둘러 몸을 거두면
여린 오렌지빛 숨결이 수면을 적신다.
먼 도시의 불빛은
아직도 어제를 붙잡고 있고,
가지 끝에 걸린 바람은
무언가를 속삭이다 이내 사라진다.
나는 가만히,
흐르는 물결 속을 응시하며
스며드는 빛에 가슴을 녹여본다
이 아침이 온전해진다고.
언젠가, 나의 마음도
이 강물처럼 잔잔히 흐르기를,
어둠과 빛 사이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스며들기를.